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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오순 Oct 08. 2020

#6 에티오피아에 스타벅스가 있다?

아라비카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에는 스타벅스가 있습니까?

강연이나 세미나 같은 데서 만난 사람들이 내게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인데 2020년 8월 현재까지 에티오피아에는 공식적으로 스타벅스가 없다. 그러나 스타벅스에 가면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단종커피) 상품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타벅스가 에티오피아 유명 커피산지명을 브랜드로 쓰면서 에티오피아 정부와 상표분쟁까지 겪었지만 어쨌거나 아직까지 에티오피아에 스타벅스 매장은 없다.

​에티오피아 북부에 메켈레(Mekele)라는 곳이 있다. 소수민족 중의 하나인 티그라이족(Tigrayan)이 많이 사는 티그라이주(Tigray Region)의 주도이다. 메켈레는 이미 타계한 前멜라스 제나위(Melas Zenawi) 수상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유명해졌는데 이 사람 재임기간에 천지개벽할 정도로 엄청나게 발전을 많이 하기도 했다.

​오래전에 메켈레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 우연히 스타벅스를 만났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물론, 가짜다.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해 메켈레에 갈 수 있지만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하는 국내선이 메켈레까지 취항한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쓴 프랑스 시인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가 머물렀던 도시로 유명한 하라르(Harar, 한국에서 '하라' 커피라고 부르는 그 커피 산지이다.)에서도 짝퉁 스타벅스를 만난 적이 있는데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간판 이름만 비슷하고 실내 인테리어는 에티오피아 대도시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카페였다.

지난겨울 아디스아바바의 볼레 근처 호텔에서 지냈는데 자주 지나는 길에 인상적인 광고판이 하나 붙어 있었다. 이탈리아 커피 전문 브랜드인 일리(Illy) 커피가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리가 아디스아바바 두 곳에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중 하나였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전 세계 여기저기에서 매장 문을 닫는 스타벅스가 늘고 있다는데 일리의 에티오피아 커피 비즈니스는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탈리아는 과거 호시탐탐 에티오피아 식민지 경영을 노리며 전쟁을 시도하다 에티오피아 북부 아도와(Adwa)에서 대패, 에티오피아를 떠난 역사가 있는데 커피로 다시 에티오피아 국경을 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스타벅스는 에티오피아에 공식 매장은 없지만 에티오피아를 포함해 아프리카의 9개 국가(르완다,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브룬디, 잠비아, 카메룬, DR콩고)에서 커피를 소싱하고 있다. 내 에티오피아 지인들도 스타벅스에 커피를 납품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현재 전세계에 약 22,0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지역(Sub-Saharan Africa)에는 남아공(남아프리카공화국 )이 스타벅스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2016년 처음 매장을 오픈한 후 부침이 심하다.

​아프리카 국가들 중 남아공(16개 매장)을 포함해 북아프리카 지역의 이집트(25개 매장), 모로코(11개 매장), 튀니지(1개 매장)에 가면 스타벅스를 만날 수 있다. 이집트는 수도 카이로에만 16개의 스타벅스 매장을 가지고 있지만 팬데믹의 영향인지 이집트 국가 전체의 매장수는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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