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쓰드스트키로 유니버시티’라고 부르는 유명한 대학이 있다. 도심에서 출발한 차가 이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아랏키로’, ‘아므스트키로’라고 부르는 지역도 지나는데 모두 숫자와 연관이 있다. 이 닉네임을 이해하기 위해 암하라어로 1에서 10까지 기수 세는 방법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 አንድ (and 안드)
2 – ሁለት (hulät 훌럿)
3 – ሶስት (sost 쏘스트)
4 – አራት (arat 아랏)
5 – አምስት (amïst 아므스트)
6 – ስድስት (sïdïst 쓰드스트)
7 – ሰባት (säbat 써밧)
8 – ስምንት (sïmïnt 쓰믄트)
9 – ዘጠኝ (zät’äñ 저떵)
10 – አስር (asïr 아쓰르)
‘쓰드스트키로’는 암하라어로 6킬로미터라는 의미이다. 아랏키로는 4킬로미터, 아므스트키로는 5킬로미터를 의미한다. 아디스아바바에는 여기 말고도 숫자로 된 지역 이름이 여러 곳이다. 뉴욕 맨해튼을 동서로 횡단하는 거리를 42nd Street(포티세컨드 스트리트)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쓰드스트키로 유니버시티’는 아디스아바바 대학Addis Ababa University (줄여서 AAU)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다. 에티오피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재임 시절에는 Haile Selassie I University라고 불렀고 에티오피아 어르신들 중에는 아직도 AAU를 하일레 셀라시에 대학으로 부르는 분들도 있다.
1950년 약 30명의 학생으로 출발한 AAU는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교육기관으로 학부는 물론 석사, 박사과정까지 가르친다. 현재 14개의 캠퍼스가 있고 캠퍼스 대부분이 아디스아바바에 있다. 약 48,000명의 학생과 약 6,000명의 스탭이 일한다. 암하라어를 비롯한 외국어 전문과정도 따로 운영하고 있는데 아시안 언어로 한국어와 일본어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본교 정문이 엄청 고풍스럽다. 학교 안에 에티오피아 민족지박물관(Ethnographic Museum of the Institute of Ethiopian Studies), 에티오피아학연구소 등이 있어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다. 에티오피아 민족지박물관은 관리며 수장품목들이 가까운 아랏키로에 있는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Ethiopia) 보다 잘 되어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커피 관련 도구들도 꽤 잘 정리되어 있다. AAU의 개발학과 대학원의 방문학자로 6개월 정도 체류한 적이 있어 자주 갔었는데 요즘은 에티오피아에 가도 자주 못 가고 있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디스아바바에서 제일 높은 산(해발고도 3,200미터)인 은또또산(Mount Entoto)이 있는데 트래킹 코스로 좋다. 수천 미터 고지대에서 맨발로 축구하는 아이들 보는 게 은또또산에서는 어렵지 않다. 가는 도중에 ‘슈로메다(ShiroMeda)’라고 부르는 텍스타일 시장이 있는데 관광기념품 매장들이 같이 있어 쇼핑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