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베델레의 고향
짐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경량비행기를 타고 짐마공항에 도착하면 위 문구가 방문객을 환영한다. 문구에서 베델레(Bedele)는 짐마 지역의 대표 브랜드 맥주를 의미한다. 베델레는 라거 스타일 맥주로 맛은 몰티(malty)하나 단맛이 적다. 스페셜 브랜드는 해외에 수출하며 수출용 라벨이 붙은 베델레 맥주를 현지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구입할 수 있다. 베델레 맥주는 2011년까지 에티오피아 정부 소유였는데 이후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으로 넘어갔다.
2010년 에티오피아 서남부에 있는 카파(Kaffa)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될 때 유네스코는 공식적으로 아라비카 커피의 고향을 카파라고 발표했다. 그전까지 카파와 짐마는 ‘커피의 고향’이라는 타이틀로 라이벌 관계였고 짐마는 타운에서 좀 떨어진 쪼쩨(Choche)라는 곳에 커피박물관 건립을 준비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발표 후 쪼쩨지역의 박물관 프로젝트는 흐지부지되고 오히려 카파의 봉가 타운에 에티오피아 국립 커피박물관 건립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착공식 이벤트에는 2018년에 타계한 Girma Wolde-Giorgis 前대통령도 참석을 했었다. 2020년 현재 건물은 완공 상태이지만 입장객을 받고 있지는 않다.
당시 유네스코에서 아라비카 커피 발상지 선정을 위해 신청을 받았던 곳은 에티오피아 이외의 나라도 있었고 에티오피아 안에서도 카파, 짐마 이외에 이르가짜페, 시다마 지역 등도 신청을 했다고 들었다. 저마다의 이유와 사연이 있었겠지만 결국 유네스코는 카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표기될 때 카파는 Kafa로 f가 하나뿐이지만 커피 생산지로 표기될 때는 f가 두 개인 Kaffa로 표기된다.
유네스코 발표 후 짐마는 지역 홍보나 커피 홍보를 위해 ‘커피의 고향’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일에 주춤했었는데 수상이 바뀌고 정치기류의 변화 때문인지 최근 짐마 여기저기에 커피의 발상지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그에 반해 카파는 2010년 유네스코 발표 후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커피 발상지 관련 프로모션 활동이 소극적으로 변했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참고로, 커피 발상지와 관련해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대내외에 카파와 같은 특정 한 지역을 프로모션 하지 않고 에티오피아 전체를 홍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