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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오순 Sep 15. 2023

사업이란 남이 원하는 걸 내가 도와주는 것


어제 서울시향의 차이콥스키 ‘비창공연도 감상하고 좋아하는 바스크 치즈 케이크도 먹으면서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정말 행복했어.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 사실 오후 10시부터 오후 11 사이에도 행복한 일이 있었지.


집에 가려고 전철을 탔는데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자리가 많아 아무데나 앉았어. 그런데 그렇게 자리가 많은데 어떤 마스크 쓴 남자가 내 바로 옆에 앉는 거야. 엄청 무서웠지만 나한테 무슨 해를 가한 건 아니라서 좀 긴장하면서 가만히 책을 읽고 있었어. 요즘 공공장소에서 말도 안되는 위험한 일들이 많이 생겨서 신경이 쓰이더라고.


그런데 말입니다!


옆에 앉은 그 남자가 너무 바짝 내 옆으로 붙어 앉으려고 해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쳐다봤는데 그 사람이 마스크를 벗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거야. 내 멘토이면서 옛날에 국선도(Kukseondo)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거기 앉아 계셨던 거지. 내가 얼마나 놀랐겠어. 설명할 수 없는 타이밍, 우연에 우린 곧 엄청 웃고 말았지.


며칠 전에 가을 됐으니 곧 보자고 서로 메시지 주고 받았는데 그렇게 전철에서 우연히 만난 거야. 차가 막혀서 차를 두고 전철을 탔는데 거꾸로 타는 바람에 다시 다른 전철로 갈아타면서 그렇게 만난 거였어. 짧은 만남이었는데 공포가 너무 커서였는지 정말 유쾌했고 행복했어.


선생: 사업은 잘 되어 가나?

오순: 아직 베이비 벨레투(Beletu)죠. 사업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 것을 뺏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서인지 사람들 만나는 일도 어렵고, 다 어려워요. 그래도 제가 하는 사업으로 열매를 가져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해요.

선생: 사람을 만났을 때 저 사람 것을 뺏어 온다 혹은 저 사람한테 내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면 안돼. 저 사람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그걸 내가 도와줘야겠다 생각하고 그걸 해주는 거야. 그렇게 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해주면 결국 내 일도 잘 되게 되어 있어. 윤박사가 늘 해오던 일이잖아.

오순: 사업이 그런 거라고요?


가을로 접어들어서인지 요즘 이렇게저렇게 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느낌적 느낌인데 아무튼 내 인생 너무 재미있어.


참, 난 요가는 배운 적이 없는데 국선도는 중급 수준까지 배운 적이 있고 물구나무도 서고 그래. 국선도 하는 거 정말 좋아했는데 여행이 많은 내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그만뒀어. 가끔 국선도 하던 시절이 생각나는데 이제 다시 못할 것 같아 많이 아쉬워. 그리고 내 국선도 선생은 사업도 크게 하시는데 그 분야(?)로 우리나라 일등인 분이야.


#우연 #국선도 #바스크치즈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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