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산지역에 가서 이 커피는 꼭 나한테 달라고 부탁한 게 2023년 11월이었다. 12월에 샘플을 받아 스페셜티 커피 잘 하는 곳들에 50g씩 커핑을 부탁했고 피드백을 받았다. 내추럴, 워시드, 애너로빅으로 가공을 마치고 2024년 2월과 3월에 샘플을 다시 받아 여기저기서 커핑을 많이 했다. 다양하게 실험해보려고 이 커피를 들고 여러 커피 페스티벌에도 가져가고 부산 월드오브커피에도 가져갔다. 이 커피를 들고 에티오피에서 커핑 잘하는 친구들 랩에 모여 같이 커핑을 했다. 어디서 구한 커피냐며 다들 맛있다고 했다. 커피 선적 과정이 늦어지면서 에티오피아에 직접 가서 선적 준비도 같이 했다. 클리닝 작업하는 곳도 매일 갔다. 자루에 커피가 다 담긴 것을 확인하고 일부 커피를 들고 인도네시아와 일본에 갔다. 여기저기서 커피 전문가들과 커핑을 했다. 맛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맛있는 에티오피아 커피라서 다른 옵션이 없다고 대답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수출하는 커피가 거쳐야할 모든 과정을 마치고 커피 320백이 컨테이너에 담겨 아디스아바바를 떠났다고 밤 11시가 넘어 연락이 왔다. 지난 시간들이 떠올라 울컥해서 조금 눈물이 났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다.
사랑하면 그게 그 사람의 무기가 되는 게 아니라 가장 큰 약점이 되어버리는데 나한테는 그게 에티오피아고 에티오피아 커피이다. 난 늘 강한 멘탈에, 강한 사람 이미지가 있다고 듣는데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 커피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약해진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맛있고 좋은데 일로 만나는 에티오피아 커피는 너무 어려워서 늘 긴장을 하게 된다. 석사과정, 박사과정 학생일 때 연구대상으로 만난 에티오피아 커피도 나를 늘 긴장하게 만들었는데 이마음은 죽을 때까지 나를 떠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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