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강연하러 광주에 다녀왔다. 올해 해외 출장이 많아 강연 의뢰가 오면 전부 거절했는데 이 강연은 작년에 일정이 결정되어 진행하게 되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기획한 <아시아 커피로드: 한국편> 강연이었는데, 강연신청이 오픈되고 몇 초 안에 마감이 되는 인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중국편, 일본편 강연을 남겨두고 있고, 내년에는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오늘 하루 같은 주제로 같은 공간에서 3회 강연이 있어 엄청 분주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점심을 먹고 잠깐 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을 산책했는데 오늘 내 강연을 들었던 분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 작년에도 내 강연을 모두 들었다고 했다. 그분이 약간 흥분된 목소리로 건물 한쪽을 가르키며 계단을 몇 개 올라가면 금목서 다섯 그루를 만날 수 있고, 오늘이 금목서 꽃향기가 가장 향기로우니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그 향기를 꼭 맡고 가라고 부탁을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분은 오늘 강연이 재미있었고 다음 강연도 신청을 해서 기대가 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래서 그분 덕분에 오늘이 가장 향기롭다는 금목서 꽃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피곤함이 조금 가신 느낌이 들었고 문득 나는 꽤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주에 오니 여기저기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많이 보여 또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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