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서로를 알아가던 그 설레던 날들을 뒤로 하고
서로에게 익숙해졌던 그 어느날에
나는 무척이나 서운한 것이 많았다.
나라면 피곤해도 연락을 할텐데
또,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
왜 그는 안할까
한참을 그렇게 서운해서 마음이 상해있다가
정말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였으면 이라니...
그사람은 어차피 내가 아닌데
어쩌면 그 사람도 그렇게 생각했겠지
나라면 이런거에 서운해하지 않을텐데
나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라고.
결국 그에게 서운해했던 감정은
내 욕심이 시작이었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나는 그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많은 것을 바라고 있었다.
곽정은님의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에 나온 말처럼
누군가와 사랑하는 일이란
'나의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
그 사람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일이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아무리 사랑해도
결국은 '나'와 '너'가 만나 사랑하는 일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