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월요일밤
어이없고 분노가 치솟던 한 주가 흘렀다. 지난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있은 후로 내 일상은 통째로 흔들렸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안 그래도 엉망이 되어있던 생활패턴이 더 엉망이 되었고, 며칠에 한 번씩 몸살이 나 하루종일 누워있기만 했다. 지난 토요일 집회 현장에 가고 싶었지만 잠시만 걸어도 힘든 지금의 체력에 무리일 것 같아 가지 못했고 그곳을 지켜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욕심 많은 이들은 자신의 자리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평화를 무너뜨리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지금의 자리조차 자신에게 맞는 자리가 아님을 모른 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도 모든 것이 자신의 확신대로 흘러갈 거라 생각하는 건 엄청난 오만이다.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들이 자신들의 죗값을 치를 자리로 물러나고, 이 추운 겨울에 국회 앞으로 뛰어가 다 같이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 따뜻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어야 한다. 어처구니없는 뉴스와 분노로 뒤덮인 SNS의 타임라인이 다시 강아지 고양이 여러 가지 덕질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나도 내 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한에서 집회에 참여하여 힘을 보태고 싶다.
오늘도 하루종일 침대에서 자다 깨다 하다가 9시가 넘어서야 아침(저녁?)을 먹었다. 몸이 너무 안 좋지만 내일은 잠시라도 나가서 걷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챙겨 먹고, 공연연습도 착실하게 해야겠다. 27일에는 재미공작소에서 단독공연이 있다. 위로와 응원의 노래들을 모아 부를 예정이다. 어쩌면 오랜 싸움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일들에 서로 힘이 되어 지치지 않고 우리의 자리를 지킬 수 있기를 맘 속 깊이 바란다.
재미공작소 연말 기획공연
[오소영 단독 공연 : 다정한 위로, 나에게 들려주는 노래]
2024.12.27(금) PM 8:00
예매와 자세한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