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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니야

서른세 번째 월요일밤

by 오소영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끔은 희망을 가지고 도전을 해보았다. 하나음악에서 신인들의 데모 테이프를 모집한다고 해서 도전해 본 결과가 음악을 시작하게 해 주었다. 아! 그전에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있었지. 그렇게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해 왔지만 항상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질 수 있게 배워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으나 그것 또한 여러 사정으로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2025년, 나는 유형의 무엇도 무형의 무엇도 가지지 못한 가난한 사람으로 늙어버렸다. 올해 초 어떤 프로젝트에 곡을 응모했는데 당연하게도 떨어졌다. 오랜만에 좋은 곡이 만들어져서 작은 희망을 품었지만 역시나였다. 나중에 그 프로젝트를 확인해 보니 인지도가 높은 뮤지션의 곡이 멋지게 들어가 있었고.


점점 어떤 욕심도 가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이 아예 없으면 목표도 흔들리고 의욕도 끌어올리기 어렵다. 하지만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해 욕심이 생긴다면 나는 틀림없이 불행해지고 말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욕심을 부리기엔 이제 더 이상 젊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이 내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 어떤 것은 내 것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지 않아도 나 자신과 친구들에게 들려줄 음악을 소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특별한 것 없는 밋밋한 삶을 살더라도 나만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어떤 사람들에게는 별 볼 일 없게 보이겠지만 난 잊지 않을 것이다. 내게는 나만의 노래가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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