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끝없이 쉬고 싶어

by 오소영

드디어 이사가 다음 주로 다가왔다. 이사업체 예약과 폐기물 수거신청을 했고, 오늘은 당근이 4개 있었다. 오래 썼지만 아직 쓸모가 있는 물건들이 다른 주인을 찾아가니 마음이 좋았다. 그동안 나의 일과 취미활동을 책임졌던 27인치 모니터와 언제 샀는지 기억이 안나는 전신거울, 책이 늘어나면서 구입했던 원목 책꽂이, 옷장에 두고 잊었던 다리미판을 꺼내 먼지를 깨끗이 닦아내고 비에 젖지 않도록 꼼꼼하게 포장했다.


오늘 구매하신 분들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다리미판을 구입하신 분인데 당근채팅을 할 때 뭔가 엄청 따뜻하고 후련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마음이 가서 뭐라도 챙겨드리고 싶어 드라이기 혹시 필요하신지와 티백차 좋아하시는지 물어보았다. 다행히 둘 다 필요하다고 하셔서 기쁜 마음으로 포장해서 다리미판 옆에 두었는데 채팅이 왔다. 챙겨주시려는 마음에 감동해서 집에 들러 아몬드를 챙겨 오셨다고. 조금 있다 나가보니 문고리에 꽤 많은 아몬드가 들어있는 봉지가 있었다. 역시 나의 사람 보는 눈은 틀리지 않구나 새삼 느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오소영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잘 쓰지는 못하지만 솔직한 글을 오래 쓰고 싶은 사람

5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1화빌어먹을 깨송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