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키를 기른다는 것(중) - 산책(운동) 편
이번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에 앞서 고민이 많았다. 사실 너무나도 간단한 이야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대단한 운동량을 필요로 한다.'
'전원주택에 거주하여 울타리가 있는 마당이 있거나 어딘가에 방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면, 그들의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견주가 함께 운동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시베리안 허스키를 건강하게 기른다는 것은 곧 견주도 살찔 틈 없이 건강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베리안 허스키 양육을 총정리하는 이 3부작에서 한 회차를 고스란히 허스키의 '운동'에 할당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 혹은 산책은 시베리안 허스키의 삶에 있어 궁극의 '꿈'이자 '목표'이자 '이유'이기 때문이다.
한때 제노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밥'이라고 여긴 시절이 있었다. 물론 이 밥이라는 표현은 간식, 물, 사료가 모두 포함된 식생활 전반을 의미하는 것이며, 당시에는 [시베리안 허스키 = 식신 개]라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로 제노는 먹는 것에 대단한 열정을 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생후 약 10개월에서 11개월이 지나가던 무렵부터 제노는 점차 밥에 대해 시큰둥해지기 시작했다. 하루에 세 차례 급여하던 사료를 하루 두 차례로 줄인 것도 이 무렵이었다. 간식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지만 이는 워낙에 간식 급여에 인색한 아빠의 양육방식 때문이기도 했으리라.
본격적으로 제노를 야외에서 산책시키고 운동다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제노가 생후 약 4개월 반 즈음을 넘어갈 무렵이었다. 물론 그보다 훨씬 어릴 때부터 산책 훈련을 시키고 바깥공기를 쐬게 하는 분들도 많지만 어린 시절 기르던 강아지를 병마에 잃은 트라우마가 있던 나는 제노가 모든 백신을 마치고 항체검사까지 무사히 통과한 뒤에야 본격적인 '산책'에 데리고 나가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제노는 현관문 밖으로 나가는 행위에 대해 더욱 흥분하고 신나 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맘마'라는 말보다 '산책'이라는 말에 훨씬 더 기뻐 날뛰기 시작했고, 조금 더 지나자 제노 엄마도 나도 제노 근처에서 '산책'이라는 단어를 절대 쓰지 않기로 결심할 정도였다.
그로부터 제법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제노는 '산책'과 '맛있는 거(간식)'라는 단어에 가장 크게 반응하는데, 그중 '산책'이라는 단어에는 자기 이름을 부를 때보다 더욱 거세게 귀를 쫑긋 세우고 빙글빙글 제자리를 돌며 뛰어오르곤 한다.
모든 견주의 삶에 시간이 넉넉하다면 좋겠지만 다들 직장이 있고, 생업이 있고, 돌봐야 할 다른 존재가 있고, 일상이라는 것이 있기에 사실 자신의 반려견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이란 늘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최대한 제노의 하루 운동량과 야외활동 시간을 확보해주려 애쓰지만 삶이란 매일을 계획한 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는 호락호락함과는 거리가 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베리안 허스키에게 있어 산책 시간은 길면 길수록 좋고, 야외 활동이란 집에 들어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루 몇 차례 외출을 할지, 각 산책의 강도는 어떻게 다르게 할지는 견주들의 생활 패턴 및 허스키의 배변 습관 등에 맞추어 개성적으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제노의 경우 30분 이상의 긴 산책이 이른 아침과 저녁 무렵에 각각 한 차례씩 이루어지며, 필요한 경우(배변을 참기 어려우면 제노는 밖에 나가자는 표현을 한다) 한두 차례 잠깐의 배변을 위한 산책을 다녀오는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 아침의 산책은 가벼운 운동, 저녁 산책은 강도 높은 러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식사는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뒤(저녁 7시 반~8시 무렵)에 한 차례만 급여한다.
제노와 주변의 허스키들을 겪은 경험으로 알아낸, 시베리안 허스키와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하루 산책 기준치를 공개하자면..( 정말 고생 많이 해서 깨달았다....)
◎ 걸어서 약 8km
◎ 함께 러닝을 약 4~5km
◎ 야외 외출 시간으로 따졌을 때 약 2시간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기준치다. 최. 소. 한.>
하루에 이 셋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킬 수 있다면 실내에서 허스키와 함께 생활을 해도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말해 이 셋 중 한 가지 요건을 도저히 충족시킬 수 없는 환경이라면 시베리안 허스키를 기르지 않는 편이 좋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집이 10평이든 100평이든 1000평이든 무관하게 늘 견주의 발치에 와서 누워 있는 녀석들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녀석들이 편안함을 느끼며 누울 수 있도록 기분 좋은 피로감을 선사할 수 있느냐 여부이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시베리안 허스키 두 마리를 그저 외모에 반해 충동적으로 데려와 기르다가 야간 교대 업무 특성상 녀석들을 전혀 관리할 수 없었던 분이 허스키를 재분양하고 있었다. 그중 한 마리를 마침 강아지를 새로 기르려던 지인에게 소개하여 데려오게 되었는데, 생후 2개월을 갓 넘긴 허스키가 바깥 한 번 나가보지 못하고 2주 넘게 좁은 실내에만 갇혀있었다고 한다. 사료 역시 허스키에게 전혀 맞지 않는 것을 먹고 있던 차라서 심한 설사 증세를 보였고, 녀석을 데려온 지인과 나는 혹여나 녀석의 기력이 쇠해 세상을 떠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사료를 바꾸고, 하루에 네 차례씩 운동을 시켜주며 애지중지 돌보았다(그 결과는.. 아래쪽에..). 다소 문맥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굳이 이렇게 소개한 이유는 시베리안 허스키를 건강하게 돌볼 수 없는 여건에서 무턱대고 녀석들의 외모만 보고 데려왔다가는 견주는 물론 허스키 아가들이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고생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 두 사진은 정말로 같은 녀석이다.
어떤 시베리안 허스키로 길러내느냐는 전적으로 견주의 노력과 정성에 달려 있는 것이다.
시베리안 허스키의 경우 워낙 힘이 세다. 파운드(중량) 대비 끄는 힘을 측정했을 때 전 견종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정도이기 때문에 비슷한 체중의 대형 견종들을 산책시켜본 경험이 있다고 해서 시베리안 허스키의 산책이 그와 유사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곤란하다. 30킬로가 넘는 롯트와일러를 키우던 분도, 40킬로에 육박하는 도베르만을 길러본 분도 불과(?) 20~25 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는 시베리안 허스키의 힘과 에너지에 이리저리 끌려다닐 정도이다. 제노와 친구인 닉의 리드 줄을 각각 한 손에 잡고 공원에서 놀아준 적이 있는데, 나중에 그 영상을 보니 80kg에 육박하는 내가 이리저리 휘둘리고 끌려다니는 개썰매가 되어 있었다. 이토록 에너지가 넘치는 시베리안 허스키의 산책에 있어 견주의 건강한 신체와 체력은 필수적이며, 녀석들의 힘을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장비도 산책의 질과 즐거움을 좌우하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목줄
첫 산책을 시작할 무렵부터 산책 훈련이 충분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하네스로 넘어가도 충분히 허스키의 통제가 가능하겠다는 자신감이 들 때까지는 하네스보다 목줄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산책 훈련이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하네스를 착용해버리면 견주의 입장에서 산책 도중 그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다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러닝이 아닌 가벼운 외출이나 산책의 경우에는 목줄을 사용해도 전혀 무방하다. 사족이지만, 허스키의 경우 몸뚱이를 많이 가리는 하네스보다 목줄을 했을 때, 목줄을 했을 때보다 목줄조차 안 했을 때 가장 수려한 자태가 드러난다는... 그런 개인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목덜미에 모발이 빽빽하고 두터운 편이므로 타이트하게 죄어두지 않으면 털 위로 훌러덩 목줄이 벗겨져버릴 위험이 있으므로 목줄은 항상 타이트하게 채우도록 하자.
◎ 하네스
이리와, 앉아, 천천히, 안 돼, 살살, 뒤로 와 등의 기본적인 산책 훈련이 어느 정도 숙달되면 목줄에서 하네스로 넘어갈 시기이다. 그런데 시베리안 허스키라는 견종은 견주의 명령을 곧바로 잘 이행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알아듣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집이 워낙에 세서 어딘가에 정신이 팔려 있거나 하기 싫은 행동을 시킬 경우 짐짓 못 들은 척하거나 무시하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향하는 경우가 많다. 시베리안 허스키의 경우 타 견종들에 비해 그 고집의 정도나 충분히 길들이기까지 들여야 하는 노력과 반복의 기준이 훨씬 높은 편이다.
따라서 간식을 급여하거나 무언가 보상을 주지 않아도 견주의 말에 잘 따르게 되었을 때, 싫은 명령에 싫은 티를 팍팍 내도 결국 따르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비로소 목줄에서 하네스로 넘어가기에 적합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훈련이 충분히 되었어도 하네스를 착용하고 한참 허스키와 달리는 도중에 녀석이 길가의 새나 고양이, 다른 강아지들에 주의가 일단 쏠린다면 그 본능적인 질주를 명령만으로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견주의 건강(정신적+신체적)과 허스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산책 훈련은 충분히 통달한 뒤에 하네스로 넘어가기를 추천한다.
◎ 리드 줄
반려견의 목줄이나 하네스에 연결하여 견주가 손에 쥐고 다니는 줄을 리드 줄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산책용 끈이나 줄은 시베리안 허스키에게 결코 적합하지 않다. 적어도 내 경험상에서는 그랬다. 흔히 애견샵에서 파는 짤막하고 얇은 리드 줄들은 허스키가 급가속을 할 경우 금속 고리 부분의 스프링이 터져나가버리곤 한다. 제노가 약 4개월 무렵에 고리를 끊어버린 리드 줄이 이미 셋이었으니 정말이지 녀석들은 끌어당기기에 완벽하게 특화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여러 리드 줄을 떠나보내고 야심 차게 준비한 것이 바로 '매우 튼튼한 리드 줄'이었다. 일반적인 리드 줄의 금속 고리 부분보다 무려 세 배는 커다란 고리와 튼튼한 재질의 줄이었다.
그런데 리드 줄이 튼튼해지고 나니 결국 제노의 파워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은 바로 견주인 나였다. 녀석의 덩치 때문에 약 2미터 길이의 줄을 늘 손에 말아 쥐고 온갖 고초를 겪다 보니 사용 후 약 2~3개월 무렵(제노는 한창 힘이 세져 갈 시기인 7~9개월 무렵)에는 리드 줄을 말아쥐었던 손등 부위의 관절, 손목, 어깨에 점차 무리가 가기 시작했다. 녀석이 급가속하고 뛰쳐나갈 때마다, 혹은 다급한 상황에 급제동을 걸어야 할 때마다 리드 줄에 손바닥 살갗이 모두 쓸려 경미한 찰과상을 입는 것은 이미 일상이었다. 나중에는 산책을 나가기가 꺼려질 정도로 손과 팔에 무리가 왔고, 결국 자동 리드 줄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 리드 줄(자동)
자동 리드 줄로 바꾼 것은......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까.. 태어나 가장 잘했다고 끄덕일 수 있는 스무 가지 일들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종의 특성상 앞에 나서서 끌고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녀석들이다. 위의 사진에서도 보이겠지만 리드 줄은 늘 팽팽했다. 당시 제노의 체중이 21kg 정도였기에 나는 최대 25kg까지 버틸 수 있는 5m짜리 자동 리드 줄을 구매했다. 새 리드 줄을 가지고 첫 산책을 나갔을 때 제노가 줄줄 풀려 5m나 멀어진 채 "읭!?" 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와 엄마를 뒤돌아 바라보던 표정은 아마도 영원히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 이후부터 제노와의 산책이 한결 수월해지고, 할만한 일이 되었다. 튼튼한 손잡이가 있어 놓칠 일도, 손 관절에 부담을 주는 일도, 찰과상을 입을 일도 없어졌다.
그렇지만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 리드 줄을 새로 구매해야만 했다. 최대 25kg의 반려견까지 버틸 수 있다던 M 사이즈 제품은 21kg 시베리안 허스키의 급가속, 풀 파워를 감당해내지 못했다. 때로는 약 80kg의 육중한 체구를 가진 내가 휙휙 팽이처럼 돌아갈 정도의 힘이다 보니 고작 25kg을 감당할 수 있다는 리드 줄의 스프링이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충격을 버텨내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나는 60kg 반려견까지 견딘다는 L 사이즈 제품을 다시 구매해야만 했다. M 사이즈보다는 훨씬 묵직하고 육중한 제품이었지만 시베리안 허스키를 감당하려면 25kg의 내구성으로는 택도 없으므로 여러분들은 나처럼 돈 낭비 시간낭비 체력 낭비 정신력 낭비하는 일 없이 처음부터 알맞은 사이즈를 구매하시기를 바란다. 물론 예전에 쓰던 리드 줄이나 자동 리드 줄은 짧은 산책이나 예비용으로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60kg까지 버틴다는 L 사이즈도 가끔은 제노의 급가속 때 줄이 모두 풀려 콱 고정되어버리거나 스프링이 순간적으로 견디지 못하고 줄을 불러들이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매일매일 녀석과 여러 차례 산책을 나가면서도 경탄하게 되는 것이 바로 시베리안 허스키의 힘이다.
◎ 배변봉투
특별히 언급할 만한 부분은 없는 물품이지만, 제발 부탁드리건대 자기 개의 배설물은 견주가 치웠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그냥 두고 가시는 분들, 눈이 왔을 땐 그냥 눈으로 덮어두고 가시는 분들, 작은 개의 배설물이라고 모른척하고 가시는 분들 정말 많다. 자기 반려견의 배설물도 책임도 안 지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책임감으로 반려 동물을 기르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 물품이니 꼭 챙겨 다니도록 하자.
◎ 물티슈
배변 상태가 늘 양호하다면 좋겠지만 늘 컨디션에 따라, 섭취한 음식에 따라 변의 상태는 변화하는 법이다. 무른 배설물은 배변봉투나 집게만으로 완전하게 처리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항상 물티슈나 종이 휴지를 가지고 다니다가 배변 뒤에 땅에 남아 있는 잔존물이 최소한일 수 있도록 뒷정리를 말끔히 하도록 하자.
이는 내가 이제껏 접한 수많은 시베리안 허스키에 관한 명언, 조언, 설명들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말이었다. 실제로 제노는 본격적인 야외활동에 재미를 붙인 생후 약 5~6개월부터 밥을 주는 엄마가 아닌 산책을 데리고 나가는 아빠의 발치에 와서 애교를 부리고 잠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엄마가 예뻐하고 간식을 많이 주고 얼음을 챙겨주고 사료를 급여해도 무조건 찾아가는 곳은 아빠의 발치였다. 수도 없이 혼나고 제지당하여 엄격함의 상징으로 인지하고 있음에도 아빠가 제노에게 있어 가장 특별한 존재일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산책(운동)을 함께 나가는 동반자이자 대장이라는 점이었다.
이는 전적으로 함께 산책하는 견주(들)의 체력이나 컨디션에 맞추어야 할 부분이다. 물론 모든 견주가 강도 높은 러닝에 익숙하고 산악코스와 같은 험한 지형을 자유자재로 데리고 다닐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무릎이나 관절이 약하거나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는 등 현실적으로 그렇게 허스키를 운동시키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또한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거주형태상 주거지 인근에 산책이나 러닝에 적합한 공원이나 코스가 완전하게 갖추어져 있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하루에 가장 강도 높은 운동 시간을 구성할 때,
견주에게 강도 높은 러닝이 가능하다면 (시속 12~14km) 약 20~30분가량의 운동시간만으로도 허스키의 운동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며, 가벼운 조깅이 적합하다면 (시속 8~10km) 40~50분의 운동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만일 러닝이 어렵다면 일반적인 보행 속도로 (시속 5~6km)약 1시간 반이상을 함께 걸으면 된다.
비나 눈이 오는 날 등의 환경적인 변수도 존재하므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다리가 아프나 허리가 아프나 데리고 나가서 빠르게 뛰어야만 한다는 강박이나 두려움은 버리자. 시베리안 허스키들은 견주가 그런 날씨에 자기를 데리고 나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할 것이며, 조금 느리게 걷거나 평소보다 일찍 귀가를 해도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 줄 것이다. 대신 다음날 평소보다 더 신나게 놀아주자!
무리하게 혼잡한 도심에서 허스키를 앞세워 러닝을 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위험하고 또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일이다. 앞으로 뛰쳐나가는 녀석들이 골목에서 나오는 차량을 제대로 인지할 리도 없으며, 좁은 길거리에서 허스키와 같은 거구가 달린다는 것은 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조차 상당히 부담스럽고 위협적인 광경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노를 데리고 도심의 좁은 길들을 다니다 보면 멀리서 제노의 모습을 발견하고 옆으로 멀찍이 비켜서거나 길을 돌아서 가시는 분들도 많다. 자기 눈에 예쁘고 순종적인 반려견이라고 해서 다른 분들의 눈에 착하고 귀엽기만 한 털 뭉치로 보일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특히나 시베리안 허스키는 기본적으로 덩치가 크고, 늑대와 같은 날카롭고 공격적인 인상을 가졌으므로 도심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짧게 줄을 조절하여 견주의 한두 걸음 뒤에 따라오도록 리드하는 편이 좋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시베리안 허스키는 일종의 초각성(트랜스) 상태에 진입하는 것 같다. 마치 레이싱 영화에서 초고속 질주로 제로의 영역에 도달하여 눈앞의 길을 제외한 시야의 주변부가 흐려지는 것처럼 말이다.
강도 높은 러닝을 함께 할 경우 허스키는 견주와 함께 뛰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녀석들에게 있어 가벼운 조깅 수준일 뿐이며, 줄에 매여 산책을 하는 한 결코 시베리안 허스키의 전속력은 볼 수 없다. 조깅 수준으로 허스키와 산책을 할 경우, 아마도 허스키는 네 발로 총총총총 빠른 걸음을 걸으며 따라올 것이다. 앞다리 뒷다리를 교차하며 달리는 동작으로 진입하기엔 견주의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이다.
다른 견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허스키의 경우도 산책이나 조깅 중 지나치게 흥에 겨워 앞으로 튀어나가 버린다는 데 산책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견종들이 어느 정도 그러다가 지쳐서 제풀에 그만두는 시점이 온다면 시베리안 허스키의 체력과 고집은 만일 두 시간 산책을 한다면 두 시간 내내, 그리고 귀가할 때까지도 파워가 전혀 줄지 않은 채 계속된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강도 높은 산책 훈련이 필수적이며, 때로는 녀석들을 억지로 지치게 만드는 산책 테크닉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제노의 경우, 같이 걷거나 뛰자고 해도 자기 스피드대로 가속하여 앞으로 튀어나갈 때가 있다. 한 마디로 힘이 남아돌아 견주와 함께 속도를 맞추어 움직이기에 좀이 쑤신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제노!" 혹은 "이쪽이야!"하고 외친 다음 갑작스럽게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녀석들은 일단 달리고 있는 대상이 보이면 무조건 쫓아가려는 본능(사냥 본능이라기엔 사냥 능력이 너무 없어도 너무 없다...)이 있어서 주의만 견주 쪽으로 돌려주고 달리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해 전속력으로 달려올 것이다. 이때 변경한 반대 방향 쪽으로 견주를 앞질러 마구 달려 나갈 텐데 또다시 이름을 부르고(부르지 않으면 방향을 바꾼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달려가다가 충격이 가해질 것이므로) 원래의 방향으로 바꾸어 가면서 이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면 리드 줄 길이 두 배만큼의 거리를 지칠 때까지 전속력 대시하는 셈이므로 생각보다 단시간에 허스키의 체력을 소진시킬 수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무작정 걷거나 조깅만 해서 허스키를 지치게 하려고 애를 써 보았다. 그런데 두 시간씩 걷고, 몇 킬로씩 조깅을 하고 들어와도 집에 오면 뻗지 않고 끝없이 배회하는 등 완전히 지치지 않는 느낌이었다. 시베리안 허스키를 지칠 정도로 운동시키는 방법을 깨달은 것은 제노와 산책을 약 1 년 넘게 꾸준히 경험한 뒤에서였다. 주변에 개와 산책하는 분들은 많지만 함께 걷고 배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반려견과 주기적인 러닝이나 운동을 하시는 분을 본 적이 없다 보니 실제적인 조언이나 정보가 없어 직접 경험으로 실험해보며 깨닫느라 한참 걸렸던 것이다. 지금은 저녁 산책(강도 높은 산책 시간)을 다녀와 식사를 하고 물을 먹인 뒤에는 제노와 잘 마주치기 힘들다. 너무 지치고 배부르고 졸려서 어느 구석이나 바람이 통하는 곳에 기괴한 자세로 널브러져 있기 때문이다.
살이 찔 틈이 없다. 아니, 도저히 살이 찔 수가 없다. 제노와 본격적으로 운동이 시작된 이래로 체중은 줄어만 갔다. 반대로 체력은 늘어만 갔다. 햇살이의 아빠도 되는 등 점점 나이를 먹고 있지만 신체적으로는 오히려 젊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사실 그만큼 어느 정도 허스키와의 운동이 적응되기 전까지는 애도 많이 먹었다.
멧돼지 같은 녀석을 늘 통제하여 다니다 보니 어깨나 손의 관절에 무리가 오고, 하루에 두 차례씩 안 하던 러닝을 하다 보니 발목을 접질리거나 무릎에 무리가 오는 등의 어려움도 있었다. 나중에는 올바른 러닝 자세와 호흡법까지 열심히 찾아 공부해가면서 이제는 관절과 체력에 최대한 덜 무리를 주면서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추운 겨울철에 여러 차례 외출하여 한참을 운동으로 보내다 오는 일상은 면역 체계에 상당한 부하를 줄 정도여서 몸살감기 기운을 떨쳐내기 위해 면역증강 영양제까지 따로 챙겨 먹으며 겨울 시즌을 버틸 정도였다.
그렇게 고생하면서 허스키를 왜 키우냐고 물으시면 '그래도 좋거든요', 아니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다. 하지만 시베리안 허스키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고 조언을 얻을 곳도 없다 보니 하나하나 직접 체험해 깨달으며 시행착오를 좀 더 많이 겪은 것뿐이다. 이렇게 장문의 허스키 양육 정보글을 작성하는 이유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제노아빠처럼 고생하지 않고 자기 허스키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게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며, 혹시라도 어려움에 부딪혀 막막한 상태에서 파양을 생각하기보다는 해결책을 얻고 다들 성장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인 상황이구나 하는 공감대를 얻어 녀석들을 이해하고 오래 품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무거나 주워 먹으면 안 된다]
아름답고, 늠름하고, 고출력이지만 섬세하다. 지나치게 섬세하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그런 동물이다. 앞선 글에서도 누누이 강조하지만 허스키는 소화기관이 무척이나 예민하고 약하다. 따라서 길거리에서 산책을 시키며 무언가를 주워 먹는다면 곧바로 입을 벌려 끄집어내야 한다. 다른 견종들이 겪을 탈을 두 배, 세 배로 겪을 수 있는 것이 시베리안 허스키다.
[점프점프, 직립은 금물]
허스키의 일생은 달리는 시간과 달리지 않는 시간으로 나뉜다. 그만큼 달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어디까지나 튼튼한 다리와 관절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많이 달리고 또 많은 운동을 필요로 하는 녀석들은 관절과 골격의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1세 이후부터는 관절 사료를 챙겨주는 등의 영양관리를 병행하는 동시에 산책이나 운동 시에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행위, 두 앞다리를 번쩍번쩍 들어 올리며 뛰어오르는 행위(흥분이나 신이 났을 때 한두 번쯤 그러는 것이야 자연스럽지만 습관이 되면 관절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는 버릇이 된다), 두 뒷다리로 버티고 서 있는 행위는 자제시켜주는 편이 좋다.
[다른 개들과 친해지는 법을 배우자]
허스키는 일단 덩치가 크고 워낙 경계심이 없는 편이라 산책 도중 다른 개들을 만나면 무작정 달려들곤 한다. 이 달려든다는 것이 전혀 사냥이나 공격적인 행위가 아닌 함께 놀자는 표현이자 호기심이지만 상대 반려견이나 견주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위협이나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시베리안 허스키의 천성은 영역 본능이 적어 경계심이 매우 낮은 편이며 따라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개들과 잘 지내곤 한다.(다만 ADHD-주의력결핍이랄까 집중력 부족이랄까.. 성향이 워낙 강하다 보니 활동적이지 않거나 흥미롭지 않은 개들에게는 순식간에 무관심해져 버리는 경우도 많다)
기본적으로 자견들의 성격 형성 시기는 생후부터 약 생후 1년까지이며, 이 기간 동안 형성된 성격이 여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최대한 다른 개들과 어울리게 하면서 다른 개에게 접근하는 법, 함께 노는 법,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법 등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 특히 허스키의 경우 지나치게 저돌적으로 다른 개들에게 놀자고 들이대는 경향이 있으므로(악의는 전혀 없지만 상대 개들은 위협을 느끼고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서서히 다가가 친해지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
[절대 풀어주지 말라]
시베리안 허스키 산책 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를 무서워하는 분들, 다른 개들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목줄을 풀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베리안 허스키는 결코 목줄을 풀어주어서는 안 되는 견종이다. 이는 시베리안 허스키 전문 대표 서적에도 수 차례 거듭 강조된 내용이다.
전문 서적에 수록된 일화를 들자면 13살짜리 시베리안 허스키가 산책 도중 사라져 버렸는데, 견주는 시베리안 허스키 최고의 전문 조련사였으며 기가 차는 사실은 이 실종된 허스키가 복종훈련 부문 챔피언을 여러 차례 석권한 '지구상에서 가장 훈련이 잘 된 허스키'들 중 하나였다. 녀석들은 고양이나 야생동물들에 한 번 꽂히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주인을 찾아야겠다는 정신이 들 때 즈음이면 이미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멀어져 버린 뒤인 것이다.
이렇게 강하게 이야기를 해도 '우리 XX는 공원에서 풀어줘도 괜찮던데?' '부르면 곧바로 잘 오던데?' '우리 애는 괜찮아요' 하면서 풀어주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인적 없는 공원에 제노를 풀어줄 수 있고, 제노를 내 곁으로 불러들일 방법을 스무 가지 이상 숙지하고 있다. 녀석이 의도적으로 멀리 도망갈 리도 없다는 사실도, 늘 아빠 곁에서 떨어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확률적으로 생각하자면 공원에서 제노를 풀어주었다가 녀석이 실종될 확률은 0.1% 정도일 것이라 생각한다.
낮은 확률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말?
0.1%는 하루에 한 차례 공원에 데려가 풀어준다고 가정했을 때 1000일마다 꼭 한 번 일어날 사건이다. 즉 만 3년도 채우지 못하고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베리안 허스키는 산책 도중 실종되는 일이 잦은 편이며, 녀석들을 찾는다는 전단을 보면 대부분 5살에서 7살 이상의 성견들이 대부분이다. 이유는 오래 길렀다는 이유로 '괜찮겠지' '늘 돌아왔는 걸' 하는 안이한 마음에 뒷산이나 동네 공원 등에 풀어주었다가 어느 하루 운 없는 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시베리안 허스키들이 길고양이나 비둘기, 까치 등의 다른 야생동물들에 얼마나 몰입하여 쫓아가는지를 제대로 관찰한다면 이는 녀석들을 풀어주었을 때 언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달임을 강조, 또 강조하는 바이다.
유기된 대형견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하길래 나는 이렇게 풀어주지 말라고 강조하는 걸까. 야생에서 들개로 살아간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보호소에 들어간 사실을 몰라 차라리 안락사되어도 다행이다. 흠씬 두들겨 맞고 식재료가 되어 누군가의 뱃속에서 소화되어버릴까 봐 무서운 것이다.
시베리안 허스키든 말라뮤트든 시츄든, 제발 목줄 좀 풀지 말자.
풀려 있는 개가 제노에게 달려오면 기겁하여 혼비백산 쫓아오는 분들이 정작 개를 풀어놓은 견주라는 사실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 단단히 매여있는 순둥이 제노가 풀려있는 자기들 개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사고방식이 그분들 머릿속에서는 순탄하게 성립하는 모양이다.
시베리안 허스키가 걷는 폼을 보면 뒷 두 다리가 조금 넓은 A자 형태로 좌우로 벌어져 있다. 그 결과 녀석들은 '엉금엉금' 기어가듯이 걷는다. 생각보다 다리도 짧아서 때로는 걸어가는 뒷모습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시베리안 허스키 족 힘의 비밀이 숨어 있다.
썰매 끄는 힘을 극대화한 사역견을 탄생시키기 위해 수십 세기 동안 품종을 개량한 추크치 족은 뒷다리가 약간 벌어져 있는 골격이 무거운 중량의 짐이나 썰매를 끌 때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나치게 긴 다리도 오랜 시간 썰매를 끌어야 하는 사역견의 임무에 알맞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큰 힘과 지구력을 감당할 수 있는, 오늘날 우리의 눈에 약간은 '짧아 보이는' 이상적인 썰매견의 다리 길이가 탄생했다. 따라서 시베리안 허스키는 짐과 썰매를 끌기 위한 개를 탄생시키기 위해 수십 세기 동안 유목민족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만들어 낸, 힘과 체력에 있어서만큼은 핏줄부터 [사기 캐릭터]인 셈이다.
그런 사기 캐릭터를 사람 혼자서 운동시키고 통제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허스키와 함께 들판에 나가 서로의 동선을 가로지르며 함께 달려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공감대가 있다. 조금은 오그라드는 표현이지만 마치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 제노와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존재가 나뿐이라는 망상까지 들 정도로 일종의 벅참을 느끼곤 한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분명 기르기 어려운 개다. 동시에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만 한다면,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줄 수만 있다면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견종이기도 하다. 나는 여러분들께 시베리안 허스키를 기르며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보시라며 권유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고, 희생이 필요하고, 또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연재 글을 통해 '어? 한번 길러볼까?' '별로 안 비싸네? 일단 데려와볼까? 귀여운데?' 하는 분들이 깨끗이 단념하시길 바란다.
하지만 이 모든 허스키가 일으킬 현실을 읽고도 그 마음을 떨쳐낼 수 없다면, 그리고 정녕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으로 시작해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마지막까지 함께 할 각오가 되어 있는 분이라면,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자 경험, 그리고 친구이자 자식이 되어줄 시베리안 허스키와 함께 인생의 한 단락을 채워보시는 것도 좋을 거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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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시베리안 허스키 XXVII : 허스키를 기른다는 것(하) - 가족인가, 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