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장 산책

기업이든 가족이든 문화를 만들어보자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by 마크 랜돌프

by 오소영

책의 시작인 저자의 메모에서 마크 랜돌프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글을 쓰면서 넷플릭스를 만든 사람들의 성격을 가능한 한 생생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분위기를 담아내면서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어떤 문제에 부딪혔는지, 온갖 어려움을 물리치고 어떻게든 성공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설명하고 싶었다. (p.9)


실제로 이 책은 나에게 한 편의 소설 같았고, 넷플릭스의 멤버 한 명 한 명도 소설 속 인물들처럼 느껴졌다. 내가 넷플릭스에 대해 몰랐던 것이 많아서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 책이 넷플릭스 탄생과 성장의 이야기를 현실적이면서도 극적으로 서술하고 있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성장하면서 겪었던 문제와 해결 과정도 흥미로웠지만, 아무래도 나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내 일과 관련된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회사의 문화, 일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항상 그 시작을 이야기한다. 세상에 없는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함께 고민하고 만들고 키워간다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이미 적당한 사이즈로 키워져 있는 회사에서만 일해온 나는 어쩐지 짜릿할 것 같은 그 기분을 잘 알지 못한다. 나같이 안정적 성향을 가진 사람 말고, 도전적인 누군가에게나 어울릴법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가끔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다.


우리가 그곳에서 일하는 이유는 이국적인 사무실 분위기나 공짜로 제공되는 음식 때문이 아니었다. 똑똑한 사람들과 어렵고 흥미진진한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회와 도전, 동지애 때문이었다. 아름다운 사무실 때문에 그곳에서 일하는 게 아니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어서 그곳에서 일했다. (p.107)


이 에너지를 바탕으로 넷플릭스에는 태생부터 가지고 온 거리낌 없는 솔직함과 자유와 책임이라는 문화가 있었다. 그리고 마크 랜돌프가 산으로 사람들과 함께 배낭여행을 다녔던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조직과 리더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이었는데, 최근에 이상적이라고 이야기되는 조직문화를 담고 있었다.


넷플릭스는 결국 이런 문화를 자유와 책임이라는 말로 규정했다. ... 무슨 일을 해낼 수 있느냐로만 사람을 평가했다. 과제를 해결하면서 일을 해내고 있다면 어디에 있든, 얼마나 열심히 일하든, 사무실에 얼마나 붙어 있든 상관하지 않았다. (p.126)


각자 스스로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그들과 함께 길도 없는 험난한 여행을 떠나기로 한 이유는 그들의 판단력, 그리고 그들이 자기 역할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리더로서 모두가 야영지에 무사히 도착하게 하려면 어떻게 가는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만 알려주면 된다. 그들에게 명확한 좌표를 주고 스스로 찾아오게 해야 한다.
스타트업도 똑같다. 진정한 혁신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해주고 지시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추면서 과제의 방향을 잡고, 내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람을 채용하면서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느슨하게 연결되었지만, 빈틈없이 맞춰진 조직이라고 표현한다. (p.128)


넷플릭스도 그런 것처럼 조직은 계속 성장하고 커나간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지향하는 문화에 맞는 사람만을 채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다른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이 섞이면서 문화는 조금씩 변해간다. 성공을 이끌어온 DNA와도 같은 문화를 어떻게 유지해갈 수 있을까? 근 몇 년간 고민하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한 문제이다.

답을 찾기 어려운 이 질문 대신, 이보다는 조금 수월할 것 같은 가족의 문화에 대해 생각해본다. 랜돌프 집안의 여덟 가지 성공 규칙이 마크 랜돌프의 삶을 이끌어 왔을 것이고, 이것이 넷플릭스의 성공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하면 변화의 시작은 작은 가족의 문화가 될 수 있다.

랜돌프 집안의 성공 규칙

1. 시키는 일보다 최소한 10% 이상은 더 해라.
2. 절대로 누구에게든 모르는 일에 관해 사실처럼 이야기하지 마라. 항상 조심하면서 자신을 다스려라.
3. 윗사람에게든 아랫사람에게든 항상 배려하면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
4. 트집을 잡거나 불평하지 마라. 언제나 진지하게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자세를 유지하라.
5. 결정을 내릴 만한 근거가 있다면 결정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6. 가능하다면 무슨 일이든 숫자로 정리하라.
7. 마음을 열어두되 끊임없이 의심하라.
8. 시간을 꼭 지켜라.

나는 어떤 문화를 만들고 남길 수 있을까?




* 트레바리 인생경영, 회사경영 2005-08시즌 세 번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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