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의 이별 이후, 조심스럽게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다. 어떤 점이 달라졌냐고. 달라진 것은 크게 없다고 하자면 그럴 수도 있지만, 하나씩 꺼내기 시작하면 한동안은 계속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그중에서도 삶에 주는 영향의 정도로 하나를 꼽아보면, 선택의 기준이 추가로 생긴 것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코칭을 하다 보면 자주 하는 질문들이 있다.
그것이 당신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가요? 지금 딱 하나만 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하겠어요?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어떻게 하고 싶나요?
이 질문들을 전보다 자주 하게 되었고, 실제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기준이 되었다.
오늘 희소코치님과 함께 하는 '자문자답, 나의 일 년' 8월 웨비나가 있었다. 이번 달의 주제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가지고 왔고, '죽음'이 주요 키워드였다.
전에는 '죽음'은 나와는 거리가 있는 단어였다. 크게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생각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슬픔, 두려움, 낯설음, 그런 감정들이었을 거다. 물론 전보다 지금이 '슬픔' 과는 더 많이 닿아있긴 하다. 그리고 더 크게 달라진 것이라면 거리가 멀지 않다는 것. 이전 글에서도 조금씩 다루었지만, 삶의 어떤 순간에도 죽음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전보다는 더 생각하게 되었다. 나와 관계하고 있는 사람들의, 그리고 나의 삶의 유한함. 그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선택의 기준을 만들어주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모리가 이야기하는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다"는 말과도 통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삶의 순간순간 그것을 떠올리며 살아가느냐 하면 그렇지 못한 때도 많다. 사소할 수 있는 일에 신경 쓰고 걱정하는 모습, 그러면서 현재를 살지 못하는 시간들, 그리고 정작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홀함에서 오는 후회. 그래서 오늘 웨비나의 마지막 메시지가 크게 남았다.
Make time, if that meant much to you.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영화 중에서
머리로만 알고, 가끔의 결정에만 그것을 기준 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남은 내 삶의 하루하루에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과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