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장 산책

온 마음을 다할 것

<마음가면 > by 브레네 브라운

by 오소영
나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나의 자아를 존중하고, 온 마음을 다할 것


취약하다 : 무르고 약하다, weak, fragile
Vulnerability : the state of being vulnerable or exposed


<마음가면>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개념인 취약성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책을 읽어보면 이렇다.


성패를 미리 알 수 없는 것, 성공과 실패가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 참여하는 것, 마음가면을 벗고 온몸으로 뛰어드는 것
불확실성, 위험, 감정 노출
사전적 정의는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공격을 당하거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나약함 weakness 공격이나 상처를 견뎌낼 수 없다는 것'과는 다름
취약해진다는 것은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감정과 경험을 털어놓는 것

아 이 대체 무슨 말인가. 대략적인 느낌은 알겠으나 명확히 이해하긴 어려웠다. 번역이라 우리말에서 ‘취약성’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 때문인지,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뭔가 뿌연 구름이 한 층 끼어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마치 공부를 하듯이 책을 다시 훑어봤는데, 내가 이해한 선에서 이 책에 대해 남겨본다.


‘부족한 느낌은 세상에서 제일 큰 거짓말’(린 트위스트). 우리 사회의 ‘네가 부족해서 그래’ 문화에 대항하기 위해 저자는 '온 마음을 다함 wholeheartedness’ 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1. 취약해지기 :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더라도 감정을 드러내는 것
2. 자아 존중하기 : 지금의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또 다른 중요한 개념으로 ‘수치심’이 있다. 저자는 수치심을 ‘우리의 어떤 결함 때문에 우리가 사랑과 소속감을 느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매우 고통스러운 감정 또는 경험’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수치심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취약성을 끌어안는 열쇠로 제시한다.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들을 이해하기 위해 힘겹게 읽다가 이 장에 나오는 남녀의 수치심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그 뒤로는 좀 더 쉽게 읽었다. 아래는 수치심 회복탄력성에 대한 설명이다.


수치심 회복탄력성
수치심을 경험하면서도 진실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 수치심에서 공감으로 옮겨가는 힘

수치심 회복탄력성의 4요소
1. 수치심을 인식하고 수치심을 유발하는 요인 알아내기
2. 비판적인 시각에서 생각해보기. 수치심을 유발하는 메시지와 기대의 현실성 점검.
3.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
4. 수치심에 관해 이야기하기


거절을 어려워하는 나에게는 저자의 ‘경계 설정하기’가 인상적이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질문에서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세운 저자 나름의 원칙이라는 경계 설정하기는 나에게도 꼭 필요한 원칙이었다.

취약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은 여러 가지 마음가면과 갑옷들을 입게 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나 스스로도 종종 경험하는 기쁨 차단하기와 완벽주의였다. 순간적인 기쁨을 억누르는 역설적인 공포감, 이것의 해독제는 감사하기였다. 또한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면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완벽주의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네프 박사는 ‘자기공감’의 3요소로 자기를 향한 친절, 보편적인 인류애, 마음챙김mindfulness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마음챙김은 나도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라 ‘감정에 지나치게 몰입하지도, 과장하지도 않는 것’ 이라는 마음챙김에 대한 정의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뒷부분은 실제 조직에서와 가정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문화와 조직, 리더와 피드백에 대한 이야기들은 업무와 연관되어 있어 인상적으로 읽었다. 특히 리더에 대한 저자의 정의는 모든 리더들이 새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란 사람들 속에서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을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는 사람이다.


<낭만적 사랑과 그 후의 일상>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육아 관련한 부분은 아직 와 닿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에 나오는 사례인 출전하기 싫었던 수영 경기에 나간 저자의 딸이 경기장에 나타나서 흠뻑 젖는, '대담하게 뛰어들기 Daring Greatly' 하는 장면에서는 울컥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최종적인 메시지는! 나의 취약성을 받아들여야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마지막에 부록으로 붙어있는 리딩가이드를 여러 번 곱씹으면서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지만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외 인상적이었던 구절들


매들린 랭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취약성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신뢰는 아주 작은 순간들을 거치면서 구축된다. 슬라이딩 도어의 순간.


놓아버리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또는 우리와 긴밀하게 연결된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애정을 보여주지 않고, 공을 들이지 않고, 관계를 위해 노력하지 않을 때 신뢰는 사라지고 상처가 생기기 시작한다. 놓아버리기는 수치심을 낳고 가장 큰 두려움(버림받는 것, 가치 없는 존재가 되는 것,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한다.


‘사랑’의 정의
우리는 자신의 가장 취약한 모습과 가장 강력한 모습을 상대에게 속속들이 보여주고 알려주면서 사랑을 키운다. 그리고 신뢰와 존중, 친절과 애정을 주고받으면서 싹트는 정신적인 연결을 소중히 여긴다.
사랑은 주거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랑을 보살피고 키워야 한다. 사랑이 커나가려면 두 사람 모두에게 사랑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수치심, 비난, 무시, 배신, 놓아버리기는 사랑의 뿌리에 상처를 입힌다. 그런 상처를 입고도 사랑이 살아남으려면 상처를 제대로 인식하고 치유해야 한다. 그리고 상처를 자주 입혀서는 안 된다.


이어짐은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주고, 서로의 말을 들어주고, 서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여겨줄 때 생기는 에너지.
진정한 소속감은 우리의 진짜 모습, 불완전한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때만 얻을 수 있다.


* 트레바리 마음-옐로 1705-08시즌 세 번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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