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8일, 여행 188일 차, 터키 파묵칼레
터키에 와서 야간 버스를 정말 자주 이용한다. 터키의 버스는 시설, 서비스 모든면에서 정말 괜찮지만 가격이 꽤 부담-사실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아닌데 자주 타다보니 부담-되었다. 이동비만 해도 꽤 나갔다. 버스 한 번에 저렴하게는 10EUR~30EUR 정도 까지인데 국내선 비행기와 크너 차이가 없으니 말이다. 어쨌던 또 한 번의 야간버스로 새 도시에 도착했다. 터키의 명물 중 하나인 파묵칼레에!
파묵칼레를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유는 역시 석회붕이다. 산 전체에 눈이 내린 것 처럼 하얀 석회가 가득한 그 모습! 나도 그 모습을 기대하고 파묵칼레에 도착했지만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터키에선 악천후의 연속인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회붕은 뽀얗게 아름다웠고 석회 성분을 한 껏 품은 물은 옥빛으로 찰랑거리고 있었다.
날씨가 좋지 않은 요 근래의 시즌에는 수량이 적어서 그 멋이 덜하다고 했다. 사실 날씨탓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파묵칼레 석회붕을 지나 있는 히에라폴리스 유적지가 더 와닿았다. 날씨가 점점 시간이 갈수록 좋아진대다가 길가에 지천으로 핀 꽃들이 내 여행 처음으로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해 주어서 인 듯 하다.
히에라 폴리스가 재밌는 점은 그리스부터 로마, 비잔틴까지의 시대를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따스한 햇살과 지천의 꽃, 여러 시대의 유적지까지 있는 이곳에 있으니 나른한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석회붕보다 아름다운 것은 그 순간이었던 것 같다.
여행 중에 한국음식을 사서 먹는 경우가 그렇게 많진 않은데, 네팔에서 처럼 한식과 외식의 가격차이가 없는 경우는 한 번씩 시도해 본다. 마침 파묵칼레 식당에서도 한국음식을 현지 음식과 가격차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터키에서 처음으로 한식을 먹어보기로 한다. 여러 메뉴가 있지만 나는 보통 항상 이런경우 라면을 먹는다. 라면은 보통 어디가나 비슷한 맛이고 가장 저렴하니까! 그리고 내 주변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라면을 심각하게 좋아하는 '라면덕후'기에 라면의 선택은 당연한 것이랄까. 그런데 잠시 후에 나온 라면은 나를 어안이 벙벙하게 했다. 냄새는 한국라면 냄새인 것도 같은데 면이 다르다. 분명히 건더기 스프도, 냄새도 한국면인데 면발이 이집트에서 먹던 라면 면발과 약간 비슷한 느낌이랄까. 얇다. 힘이 없고. "어떤 면으로 끓인거냐"라는 나의 질문에 '한국 스파이시 라면'이라고 천연덕 스럽게 한국말로 대답하는 무XXX아저씨. 당신은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