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셀축 이야기

2017년 3월 29일~30일, 여행 189~190일 차, 터키 셀축

by 오상택

터키의 마지막 일정은 작은 마을인 셀축이었다. 에페스라고 불리는 고대 그리스, 로마, 비잔틴 시대까지 이르며 사용된 큰 도시터가 바로 근처에 있다. 다른 곳은 몰라도 꼭 가보라고 했던 누군가(!)의 조언으로 결국 여기까지 왔다.


모자이크 고도, 에페스

나에게 셀축을 꼭 가라고 했던 1인은 바로 홍콩의 Hugo였다. 물론, 그가 가라고 하지 않았어도 갔을 곳이기는 했지만. 사실 지난가을 그가 휴가로 셀축의 에페스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 시간이 무척이나 좋았던 모양. 돌무쉬를 타고 10분, 셀축으로부터 약 4km 떨어진 에페스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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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알렉산더 대왕 지배를 받으면서 헬레니즘 문명이, 이후에는 로마 문명이, 또 그 후에는 비잔틴 문명의 지배를 받으며 여러 문명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고도(古都)이다. 가장 먼저 맞이 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지어진 대형 원형극장이다. 파묵칼레에도 원형극장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크고 보전도 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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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의 또 다른 명물은 셀서스 도서관이다. 로마시대에 건축된 이 도서관은 이제는 사실 상 앞면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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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081.jpg 셀서스 도서관 앞 로마 양식의 거리. 중국인들이 점령했다

걷다 보면 어느 부분에선 그리스 시대의, 어느 부분에선 로마 시대의, 어느 부분에선 비잔틴 시대의 건축물들이나 흔적들이 보인다. 작게 보면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한 곳에 있는 듯하지만 이 전체 고도를 모두 살펴보면 그것들이 의식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하나의 커다란 모자이크 화를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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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보면 인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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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파묵칼레에선 뜻밖의 사람들을 뵜었다. 다합에서 다이빙 자격증을 수료하는 중 오픈워터 과정을 끝내고 다음 과정인 어드밴스 과정 중에 새로 오픈워터를 따려고 하셨던 부녀 분들이 있었는데, 그분들의 가족을 뵙게 된 것이다! 한 번 보면 우연, 두 번 보면 필연, 세 번 보면 인연이라지 않던가! 원래 4인 가족(내외분과 두 딸)이 모두 스킨스쿠버를 하려고 했지만, 둘째 딸이 너무 어려 어머님과 둘째 딸은 그냥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고. 그분들은 하루 뒤에 셀축에 오신다고 했었는데, 에페스를 가기 전날 (이날 나는 셀축의 첫날이었고, 그냥 휴식을 취했다.) 그분들을 숙소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 함께 저녁을 먹자셔서 숙소 옆 피데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가족 분들의 여행 이야기를 들었다. 1년 정도의 세계일주 일정을 잡고 가족이 모두 나오게 되었는데, 어머님의 결정이 컸다고! 덕분에 아이들은 한창 사춘기 나이에 여행을 떠나 여행의 재미보다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나... 얘기를 하는 내네에도 카툰 네트워크(만화 채널)를 보고 싶다며 들어가자는 아이들이 얼마나 귀엽던지. 아마 저 아이들이 나중에 크면 이 여행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되겠지. 그리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 여기까지 온 두 부모님도 너무 대단하시고 이 기억이 오래오래 남으시겠지.라는 별의별 생각을 다 해봤다. 지금 나이가 아닌 나중에 나도 저 나이가 되면 다시 세계일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조적인 질문도 던져보고. 세 번 뵌 인연 같은 분들을 통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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