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째 이야기 [2024. 3. 29. 금]
그런 사람이 있다. ‘이 사람한테는 조금 솔직해져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 새해부터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쓰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글친구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늘 서로의 글에 따뜻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때론 나도 발견하지 못한 나에 대해 콕 집어 이야기해 줄 때도 있어 흠칫 놀라기도 한다.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마음을 주고받는 게 가능할까.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지만, 마음의 민낯을 매주 봐서일까 솔직한 내 모습을 내보이는 게 한결 편해졌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빼는 게 좋겠어’하면서 글을 놓고 한참이나 씨름했다. 이 모임은 ‘누가 누가 잘 쓰냐’가 아니라 ‘우리 이런 이야기도 함께 나눠볼까’라는 형태로 진행된다. 혼자서라면 쓰지 않을 주제에 대해서도 함께라 써 보기도 한다.
모임에서 쓴 글은 열몇 편쯤 된다. 글친구들에게만 공개한 글도 꽤 되는데, 어쩐지 너무 솔직한 내용은 슬그머니 감추게 된다. 아직 솔직한 모습을 내보이기에는 용기가 부족하다.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솔직해져도 될까’ 싶지만, 한 번도 보지 못했기에 더 솔직할 수 있는 것도 같다. 어쩌면 우린 영영 얼굴을 모른 채 살아가겠지만, 분명한 건 서로의 삶을 누구보다 응원해 줄 거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