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을 하는 나
요즘에는 책상에 꽤 자주 앉는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려고 마련한 공간에 앉아 고작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좋아하는 작가의 SNS를 염탐한다. ‘몇 줄 되지 않는 짧은 문장인데도 잘 썼네’하며 팬심이 차올랐다가 그 재능이 부러워지고 마는 그런 패턴. 그래도 질투 끝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그건 또 다행이다 싶다.
주말에 여러 권의 책을 빌렸는데, 정작 손이 간 책은 오랫동안 책장에 갇혀 지낸 책이었다. ‘그동안 왜 안 읽었을까’ 싶은 마음이 들만큼 너무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딴짓을 하는데, 이 책은 한 번에 쓱쓱 읽혔다. 작가가 워낙 솔직하고 쉽게 써서 후루룩 빨려가듯 읽었다. 작가의 솔직함과 재기 발랄함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어김없이 작가의 SNS를 찾아보았다. 어느 인터뷰를 보니 누군가는 작가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는데, 도저히 그럴 용기는 나지 않아 아주 오래된 게시물에 슬쩍 댓글을 달아두는 걸로 나의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혹시 내 댓글에 하트나 답글을 달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일 년에 자기 계발서를 여러 권 읽는 프로 자기 계발러가 있다는데, 내 독서는 여전히 재미와 오락에 머물러있다. 머리맡에 두고 읽는 책은 자기 계발을 위해 읽으려 노력하는데, 좀처럼 읽히지 않는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펼쳐 들면 다시금 졸음이 몰려온다. 자기 계발서를 즐겨 읽으시는 분들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좋아하는 책을 읽을 읽다 보면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옮겨가지 않을까. 분야와 두께에 상관없이 어려운 책도 척척 읽는 모습의 나를 떠올리면 어쩐지 멋있어 보인다. 읽고 쓰고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함을 길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