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고 맞는 첫겨울. “예전 집보다 더 추운 것 같아"라고 말하자, 창문을 뒤흔드는 바람 소리가 커진다. 집 안인데도 발이 시려 잠자리에 들 때까지 양말을 신고 있다. 그래도 발 끝까지는 데우지 못한다. 하는 수 없이 보일러 버튼을 누른다. 지난달에 받은 고지서에 적힌 숫자가 머릿속을 스쳤지만, 아직은 추우니까 애써 모른 척한다.
봄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걸까? 입춘도 지났고 내일이면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라는데, 나는 아직 춥기만 하다. 겨울은 이렇게나 길고 봄은 점점 짧아진다. 추위에 약한 탓에 겨울이 보내는 게 힘들다. 나의 힘듦과 상관없이 겨울은 자꾸만 춥고 길어진다.
날 좋을 때 만나자던 친구와의 약속도 이번 주로 다가왔는데, 아직은 두툼한 옷을 입고 만나야 한다. 이럴 때 봄을 느끼겠다며 얇은 옷을 입었다간 감기에 걸리기 쉬우니까.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친구를 만나면 마음의 온도는 조금 데워지지 않을까. 추울 때 마음이라도 따뜻해야지. 이렇게 친구의 온기를 빌려 추위를 이겨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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