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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히는 건 다름 아닌 나

by 박수민

마음이 괴로울 때를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누군가와 비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왜 끊임없이 누군가와 나를 비교할까. 같은 무리에 속해있어도 나이, 직업, 성격 모든 게 다른데 말이다. 애초에 사물이 아닌 사람을 비교하는 게 가능한 걸까. 타인과 나를 비교하면 할수록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뿐, 달라지는 건 없다.


예전에 특강을 들은 적 있는데 그때도 그랬다. 과제를 제출하고 강사와 수강생이 함께 과제물에 대해 피드백을 했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 과제를 완성했고, 몇몇 친구들은 눈에 띄게 결과물이 좋았다. 그런데 하필 그 친구들 뒷 차례라 상대적으로 내 과제물이 부족해 보였다. 강사는 내 과제를 보고선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하겠다 기획을 해서 만들어낸 작업물 같다. 머릿속으로 이렇게 작업해야지 계산한 후에 만든 티가 난다”라고 했다. 그 말이 맞고 그걸 어떻게 알아챘는지 신기하긴 했지만, 그 외 다른 칭찬의 말이 없어 내 과제물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강의가 끝난 후 강사님을 찾아가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랬더니 ”앞에 친구들 과제가 상대적으로 화려해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본인 의도한 대로 과제를 잘 만드셨어요.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해야죠 “라고 하셨다. 그 말에 나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과제를 하느라 노력한 것은 까맣게 잊고 타인과 왜 비교했을까, 중요한 건 어제보다 성장한 나인 것을.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를 비교하라 “는 강사님의 말을 종종 생각한다.


그런데도 아직 비교하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아마 나는 또 누군가와 의미 없는 비교를 하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는 잊지 않으려 한다. 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과 나란히 놓고 보면, 한없이 작아지지만 그럴 때마다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나를 떠올린다. 멈춰 서지 않으면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있는 걸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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