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단어 잇기(도서관, 꽃길, 화사함)
도서관에 좀처럼 가지 않는 사람이지만, 내가 빌릴 책이 있다면 기꺼이 따라나서는 사람. 대부분 도서관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핸드폰을 하지만 어쩌다 한 번쯤은 여행책을 들여다보며 언젠가 꼭 가자고 “어디가 좋더라고요 “하고 감상을 이야기한다. 그런 그를 두고 나는 읽고 싶은 책을 찬찬히 살펴본다. 다 읽지 못하더라도 읽고 싶은 책을 빌릴 수 있는 만큼 빌려온다. 마음이 풍성해진다. 아마 이중 몇 권은 다 읽히지 못한 채로 나와 헤어지겠고, 또 어느 책은 ‘이 책은 소장해야 해’라는 마음이 들게 하겠지. 나는 도서관에서 읽어보고 좋은 책을 구매한다. 이상하게 내가 산 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언제까지고 새책으로 머물러 있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그는 주말을 맞아 도서관에 들렀다 꽃놀이를 가자했다. 봄이고, 마침내 평화로운 주말이니 어디든 가야 했다. 어젯밤 길을 거닐 때 하얗고 분홍의 빛을 뿜어내는 벚꽃나무가 예뻤는데 그는 “내일 꽃길 걸으러 가요”라며 집으로 나를 이끌었다. 동네에 있는 몇 그루의 벚꽃나무 아래를 걷는 것만으로 나는 충분히 낭만적이라 생각했지만,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벚꽃나무 길이 길게 길게 늘어선 곳이 있으니 가보기로 한다. 그 길을 둘이서 찬찬히 걷다 보면 꽃을 닮을 화사함이 우리 마음에도 가득 차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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