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이 주는 위로
때론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위로가 된다. 내 마음속 눈물이 상대의 볼을 타고 흘러내릴 때면 ‘이 사람 앞에서는 조금 느슨해져도 된다’는 마음이 든다. ‘왜 울어?’라고 묻는 게 아니라 ‘그래, 울 수도 있지’라며 가만가만 등을 쓸어주는 따스한 손길에서 내 눈물의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이해받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 다정함에 쉽게 마음의 위안을 얻곤 한다. 회사에 그런 동료가 있다는 건 가끔 상처받는 일이 생겨도 “괜찮아, 내 곁에는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있으니까”하며 마음에 단단한 갑옷을 입은 것과 같다.
일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내 곁으로 다가와 주는 이들이 있었다. “과장님, 혹시 이거 필요하세요? 라며 조심스레 필요한 걸 건네주거나 퇴근 시간이 지나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를 보며 “퇴근 안 하세요?”라고 물으며 퇴근길을 함께 동행해 주던 사람들. 그 덕분에 나는 ‘힘듦’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꿋꿋이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입사 시기가 비슷한 우리들은 함께 여러 ‘같음’을 공유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회사 이야기만 주고받는 것을 넘어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서로에 대해 조금씩 풀어놓았다. 그러면서 매일 날아오는 폭탄 같은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에 대해 함께 궁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함께 고민한다고 해서 우리 팀이 변할 거라 기대한 건 아니다. 그저 업무에 막힘이 있을 때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해소되는 느낌이 있었기에 우리는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까만 밤 홀로 바다 위를 표류하는 듯한 기분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조금씩 마음을 허물어 나가며 손에 꼭 쥐고 있던 업무에 대한 압박감을 느슨하게 풀어 쥐었다. 내가 나를 다그치지 않아도 넘어가는 달력을 보면 어떻게든 업무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때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 한편에 자그마하게 ‘여유’가 있을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마음속에 여유라는 게 생기기 시작한 것을 나만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다른 사람에게도 그게 고스란히 전해졌는지 어느 틈엔가 팀장님은 다시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 많이 바쁘세요?
“과장님 지금 많이 바쁘세요?”라는 팀장님의 물음에 나는 “이거 언제까지 넘겨야 해요”라고 답했다. “과장님, 이거 오늘 마감인데 한 번만 훑어보고 주세요”라는 팀장님. 그의 다급한 목소리와 불쑥 내민 서류 더미에서 나는 나의 불안감을 보았다. 나처럼 불안에 떠는 누군가를 모른 체할 수 없었다. 팀장님은 나의 상사이기 이전에 마감에 시달리는 한 직장인이었고, 그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으므로 기꺼이 그가 내민 서류 더미를 받아 들고서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내 책상에는 일더미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