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피부에 지킬 수분이 없으면 보습도 할 수 없다.

매일, 조금씩 나를 바꿔나가는 힘을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by 완전신간

화장품은 왜 스킨로션 2종 세트로 묶어서 파는 걸까?


'게다가 스킨, 토너는 거의 물이나 다름없는 걸, 바르나 마나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스킨은 화장솜 하고 쓰는 거다, 스킨은 피부 닦아내는데 쓰는 거지 보습하려고 쓰는 게 아니다 등등, 많은 의견이 난무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나는 토너와 로션으로 구성된 기초 세트를 쓰고 있었다.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코에 각질 파티가 벌어져서, 곤란했던 기억은 잊고 '피부 관리란 이렇게 스킨과 로션 두 가지를 매일 발라주면 잘하는 것'이라며 만족했다.


토너를 화장솜에 덜어쓰라니, 지금도 아무런 부족함과 불편함이 없는데 그게 웬 말인가. 귓등으로 넘겼다. 하지만 당시에 토너를 화장솜에 적셔서 썼더라면 아마 블랙헤드도 더 늦게 생기고, 겨울철에 얼굴이 건조해서 푸석한 날이 더 적었을 것이다.


토너나 스킨 하나 쓰는 걸로 스킨케어를 끝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스킨, 토너는 그 다음에 쓸 로션, 크림의 보습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제품이다. 로션 또는 크림이 수분을 코팅하도록 돕는 전초 작업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킨과 로션이 기본 세트로 출시되는 것이다. 이따금씩 제품 이름에 '스킨 부스터(skin booster), 스킨 부스팅(skin boosting)'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품을 본다. 제품의 기능이 잘 살아있는 네이밍이라고 생각한다.


페이스트리의 겹처럼 얇은 각질층들이 외곽부터 아래로 겹겹이 누적되어 피부를 이룬다.(출처: pexels)

스킨의 기능 중 보습과 관련한 기능이 바로 피부결 정리다. 이는 성글고 건조한 피부 외곽의 각질을 물에 적셔서, 납작하게 착 가라앉히는 걸 말한다.


피부 각질은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의 단면처럼, 표면부터 아래로 약 15개에서 20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표면의 각질들은 좌우로 조금씩 겹치면서 피부 표면을 이룬다.


사람 피부 표면의 SEM 사진, 각질이 겹겹이 쌓여서 층을 이룬다. 둥근 알갱이는 효모(출처: 하단 기재)

토너를 적신 화장솜으로 얼굴을 닦아내는 과정에서, 표면의 각질층에는 많은 양의 물과 일부 보습 성분이 끼얹어진다. 화장솜이 토너의 물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화장솜으로 얼굴을 닦아내는 동안 토너가 피부를 오가면서 피부 표면을 수분으로 충분히 적실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보습 성분은 글리세린이나 부틸렌글라이콜, 히알루론산 등 습윤 작용을 하는 성분을 말한다. 이 성분들은 물을 피부에 붙잡아준다. 습윤 성분은 영어로 휴멕턴트(Humectant)라고 한다. 휴멕턴트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A humectant attracts and retains the moisture in the air nearby via absorption, drawing the water vapor into or beneath the organism's or object's surface. (출처: 위키피디아 검색 'humectant')

휴멕턴트는 공기 중 또는 물체나 대상의 표면의 수분을 끌어당기고(attract), 보유한다(retain).

그러나 휴멕턴트도 보습을 하려면 우선 지킬 수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스킨케어 제품들은 정제수, 또는 해당 제품의 컨셉과 관련한 물(ex: 비타민 나무수, 녹차수, 대나무수 등)을 가장 많이 함유한다. 따라서 전성분 상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성분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스킨, 토너는 스킨케어류 제품 중에서도 가장 물의 함량이 많은 제품이다. 정말 함량이 높은 경우 95% 이상이 물로 구성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 제품도 엄연한 보습 효과가 있다.


화장품의 그 어떤 오일과 추출물도 피부에 수분이 없으면 무용하다. 그렇다고 해서 스킨, 토너만 단독으로 사용하고 로션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수분이 증발하니 정말 바르나 마나 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방송에서 소개 된 7스킨법, 스킨은 다음 보습 제품의 효과를 상승시켜준다.(출처: 하단 기재)

스킨, 토너의 보습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피부를 적셔주기에 이만한 제형은 없다. 지성 피부는 크림류의 무겁고 답답한 느낌을 기피한다. 그렇다면 더욱 열심히 스킨을 사용해볼 것을 권장한다.


촉촉한 피부의 질감에 익숙해지는 동시에 피부도 건강해지고, 각질과 여드름도 훨씬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과거에 '7 스킨법'이란 피부 관리법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반드시 일곱 번이나 화장솜으로 얼굴을 닦을 필요는 없다. 스킨으로 피부 충분히 적시라메시지, 그것이 핵심이다.






-사람 피부 표면 사진: https://www.sciencephoto.com/media/493052/view/human-skin-cells-sem-

-채널A, '나는 몸신이다' 방송 캡쳐 사진: http://m.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_mob.do?publishId=000000039756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