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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에는 옷뿐만 아니라 화장품도 갈아입어야 한다.

매일, 조금씩 나를 바꿔나가는 힘을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by 완전신간


여름이 끝났다.

오늘 아침은 어제 같은 시간에 비해 무려 6도나 낮은 온도로 시작했다. 비록 낮에는 따스한 기운이 감돌기는 해도, 이제 곧 코트와 패딩을 입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나의 경우, 아침에 바른 파운데이션이 약 8시간 뒤 퇴근 시간에도 건재한 시절이라 할 수 있다.


별 다른 훌륭한 화장술도 없는, 평범한 지성 피부 소유자는 퇴근 전 거울을 보면서 내심 흐뭇하다. 여름철에는 점심시간에 개기름을 휴지로 꾹꾹 눌러서 걷어내고, 쿠션으로 두드려도 아랑곳없었는데. 그런 내 피부도 이제 가을이 왔다는 걸 아는구나 싶어 기특하다.


화장을 '제대로' 하려면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날씨'다. 기온, 강수확률, 풍량 같은 요소들은 매일 접하는 생활 정보 중 하나다. 그리고 날씨는 화장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매일 외출하기 전 뉴스 같은 매체를 통해 날씨 정보를 확인한다. 또는 가족, 주변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비가 오는지, 밖이 추운지 더운지 등 대략적인 날씨를 알게 된다. 그렇게 습득한 정보에 따라 알맞은 옷을 챙겨 입을 수 있다.


옷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차단하고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예를 들면 햇빛을 차단하거나, 빗물에 몸이 젖는 것을 막고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보호한다. 그리고 개성을 표현하는 심미적인 기능도 있다. 화장품도 이러한 점에서 옷과 상당히 유사하다.


한 낮 기온이 35도를 육박하는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습도도 높아서, 피부가 건조하지 않다. 그리고 온도가 높아서 피지 분비량 또한 증가하므로, 피부 화장이 처음처럼 지속되기 어렵다. 게다가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크림마저 바르니 화장이 유지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반면에 겨울철로 접어들수록 공기는 건조해진다. 습도가 낮고 추운 날씨는 피부의 수분을 가져가고, 피지 분비 또한 감소시킨다.


그리고 옷은 외출 이후에 외투를 벗는다거나, 모자를 쓸 수 있지만 화장은 그러기 쉽지 않다. 날이 덥다길래 가볍게 스킨케어를 하고 프라이머까지 발라서 매트하게 메이크업을 끝냈는데, 쌀쌀한 아침 공기를 맞으며 출근을 하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경우 피부가 갈라진 벽돌이나 말라붙은 가루처럼 보이게 된다.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가서 화장을 지우고 세안을 마친 뒤, 아까보다 오일리(oily)한 로션부터 시작하여 메이크업을 다시 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래서 메이크업에는 날씨, 특히 온도와 습도가 화장의 지속력과 완성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피부는 수분을 만들거나 분비하지 않는다. 다만 피지를 분비하지만 피지 분비량도 계절의 영향을 받아서 달라진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보습에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스킨, 수분크림 등의 스킨케어 제품을 쓴다.


피부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말은 영원한 진리가 맞다. 그러나 유수분 밸런스가 잘 맞는 피부도 더운 날 크림 파운데이션을 쓰면 번들거리고, 습한 날 파우더를 과량 사용하면 파운데이션과 수분이 피부 위에서 한데 뭉치기도 한다.


피부 상태가 달라지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화장품의 선택과 사용은 날씨 특히 온도, 습도를 꼭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환절기에는 옷만 바꿀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화장품도 바꿔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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