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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살이 솔솔, 상처 연고는 있는데 상처 크림은 없나요

매일, 조금씩 나를 바꿔나가는 힘을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by 완전신간

'상처 연고' 하면 아마 두 가지 제품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새 살이 솔솔'이라는 광고 카피 문구로 잘 알려진 연고다. 생약 성분 허가를 받은 병풀추출물의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부채표'로 잘 알려진 회사의 연고다.


포털 사이트에는 상처가 났을 때, 두 연고 중에 뭘 사용하면 좋은지 묻는 질문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더불어 두 연고의 차이점을 묻는 경우도 많다. 시중에는 상처 연고가 저 두 가지뿐만이 아닐진대, 두 제품은 가히 국내 상처 치유 연고의 양대산맥을 이룰 뿐 아니라, 용호상박의 관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두 연고는 상처의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 성분을 함유한 점과, 상처 부위의 수분 증발을 막아서 피부가 자체적으로 회복을 잘할 수 있게끔 돕는 기능면으로는 유사하다. 피부에 경미한 상처가 생겼다면, 두 연고 중 어느 것을 사용하더라도 연고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하면 훨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두 연고가 주요 효능 성분으로 내세우는 성분은 각기 다르다. 즉, 사용 결과에서는 유사한 효과를 얻을지언정 유사 제품은 아니다. 바로 이 효능 성분을 바탕으로 제약회사들은 독자적인 제품 이미지를 형성해왔으며, 이를 화장품의 컨셉 성분으로까지 확장시켰다.


제품에 함유된 자연 성분을 강조하는 마케팅 포인트는 여느 화장품 회사와 동일하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상처의 회복을 돕는다는, 연고의 '재생'이란 키워드를 화장품에도 적용했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에서 제약 회사에서 출시한 스킨케어 제품들이 아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몇 년 전 더마 코스메틱(Derma-cosmetic)이라는 카테고리가 새롭게 떠오르면서 제약 회사도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출사표를 '블록버스터'라고 표현한다. 제약 회사가 화장품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오히려 피부에 대한 전문성이 더해져서 쉬우면 쉬웠지, 전혀 어려울 것은 없었다.


제약 회사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의약품을 출시한 시절에 비하면 최근의 일이나, 단시간에 기존 매출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아무렴, 좋은 제품력과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 다져온 브랜드 이미지인데, 이를 활용해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의약품의 효과를 화장품에서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같은 값이면 더 좋은 효과를 바라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렇다고 해도, 화장품은 얼굴에 바르기 좋게 나온 의약품이 될 수는 없다.


해외의 생약 성분 연고, 제품명은 연고(ointment)이나 화장품에 해당하는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출처: 하단 기재)


센텔라아시아티카, 우리나라에서 병풀이라고 부르는 이 식물은 연구 결과 상처 조직 내 세포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성분을 함유한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 연고의 '원료약품 및 그 분량'에는 '1그램 중 센텔라 정량 추출물(생규) 10mg (아시아티코시드로서 4mg)'이라고 쓰여있다. 그러므로 원물은 1%, 관련 유효 성분은 0.4% 정도가 함유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규정 상 병풀 추출물의 성분인 마데카소사이드를 1% 이상 함유하면 의약품, 1% 미만 함유하면 의약외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마데카소사이드의 함량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원물이 1%가 되지 않으니 해당 성분이 1%를 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항생제 성분을 함유했기 때문에, 이 제품은 의약품에 해당한다. 이 연고를 만든 회사에서 출시한 화장품에는 센텔라 정량 추출물이 약 10,000ppm(1%) 들었으며 전성분 상 마데카식애시드가 4,000ppm(0.4%) 함유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제품은 세포 재생에 관련된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올리고펩타이드는 세포 내에서 자연적으로 양이 증감하는데 세포가 증식할 때, 일시적인 손상이 생겼을 때도 증가한다. 현재 재생 크림으로 판매되는 화장품에는 간혹 이 성분들이 소량 함유되어있으며 이 성분이 없어도 재생 크림이라고 판매할 수는 있다. 식약처에서 피부 재생을 기능성 화장품의 유형으로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재생 크림은 상피 세포 재생 인자(egf, epidermal growth factor, 또는 알에이치-올리고 펩타이드-1)가 함유된 경우도 있다. 이 성분 또한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그리고 화장품으로 보충하려고 한들 표적 세포까지 이동이 어렵고, 세포가 이 egf를 마치 공급된 자원처럼 가져다 쓸 지도 미지수다. 그리고 과도하게 공급하면 오히려 세포 과증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럴만한 농도로 제품에 들어있지도 않겠지만, 차라리 피부 수분 공급, 신체 컨디션 회복에 힘쓰는 것이 피부 재생에 훨씬 더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제약 회사에서도 화장품 책임 판매 업자로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사람들이 화장품에 의약품에나 가질 법한 기대를 가지고, 지나치게 비싼 값에 화장품을 구매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새 살이 솔솔~? 엄살은 이제 그만!"






*해외 생약 성분 제품(화장품) 참고 사이트: Zam-Buk Traditional Antiseptic Herbal Ointment (90ml) | Graft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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