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조금씩 나를 바꿔나가는 힘을 아름다움이라고 합니다.
과거 모 화장품 브랜드 회사의 유명한 광고 카피 문구다. 이 회사는 오렌지는 비타민 C, 꿀은 프로폴리스 등 각종 식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성분을 제품 컨셉으로 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이러한 상품 기획은 비단 이 회사만 아니라 화장품에 있어서 현재까지도 가장 빈번하고 직관적인 기획 방식이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 카피의 효과는 강력했고, '화장품은 피부에게 주는 음식'이란 의미의 브랜드 네임 또한 이해하기 쉬웠다. 그러면 정말, 좋은 피부를 위해서는 음식보다 화장품이 더 효과적일까. 피부에 이로운 성분은 수만 가지가 있지만 이제는 먹느냐, 바르느냐의 논쟁에서 어느 정도 답이 밝혀진 성분, 콜라겐으로 한 번 살펴보자.
피부 노화의 과정에서 콜라겐이 감소하면 진피의 치밀도가 저하되면서, 탄력은 감소하고 잔주름이 쉽게 생긴다. 때문에 피부 미용 분야에서 콜라겐은 안티에이징(Anti-aging) 제품, 주름 개선 기능성 컨셉 원료 등으로 항상 주목받는 키워드이며, 사람들은 콜라겐을 보충해주면 피부 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콜라겐은 기능성 화장품 원료가 아니다. 콜라겐은 진피의 구성 성분이지만 피부 바깥에서 바르는 화장품의 방식으로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진피까지 오려면 물질의 사이즈는 500Da이하면서 지용성이어야 한다.
콜라겐은 형태와 종류가 다양한데 최소 500Da는 훨씬 넘는다. 가장 큰 분자는 최대 300,000Da 정도로 크다. 그리고 콜라겐은 수용성이다. 그래서 콜라겐은 바르는 방식으로는 진피까지 도달할 수 없다. 그러니 콜라겐 그 자체를 보충하고 싶다면, 콜라겐은 먹는 게 '비교적' 효과적이다.
많은 연구결과가 있는데, 먹는 콜라겐이 효과가 있다는 근거 결과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가수분해 콜라겐(작은 사이즈의 콜라겐) 섭취 시 탄력 증진, 수분도 개선 효과가 있었다. (2) 콜라겐 펩타이드 2.5g~10g을 8주간 매일 섭취, 3g를 12주간 매일 섭취 시 효과가 있었다. (3)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1g을 6, 12주 간 매일 섭취 시 효과가 있었다.
위 연구 결과들의 공통점은 바로 작은 사이즈의 콜라겐을 섭취했다는 점이다. 콜라겐은 상당히 큰 분자라서, 체내에서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최소 단위인 아미노산까지 분해된다. 하지만 특정한 아미노산 순서로 배열된 펩타이드는 더는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지 않고, 펩타이드 상태 그대로 체내 잔존율이 높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로써 실험에서 저분자 펩타이드를 섭취했을 때 나타난 효과는, 체내의 콜라겐 분자가 사이즈가 작으면서도 콜라겐 합성에 이용되기 쉬운 펩타이드 결합을 유지한 상태였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그러니, 돼지 껍데기는 꼬들거리고 쫀득한 식감과 맛 그 자체로 충분히 즐기면 된다. 피부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시중의 콜라겐 이너뷰티 제품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권장 일일 섭취량 1g~2.5g 이내로 섭취할 것을 권한다. 섭취시간은 보통의 식품을 섭취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섭취하면 큰 무리는 없다. 자기 직전에 먹는다거나, 빈 속에 먹지 않으면 괜찮다.
재밌는 부분은 먹는 콜라겐이 젤리, 가루(분말), 음료처럼 다양한 형태로 가공, 판매된다는 점인데, 모두 동량의 콜라겐이 들어있다면 이론적으로는 효과는 유사할 것이다. 다만 흡수 속도는 액상 음료 형태가 비교적 빠를 것으로 생각된다. 젤리의 경우 젤라틴 분해, 분말의 경우는 소화액에 분산 및 용해가 되어야 할 텐데 액상 형태는 소화관으로 바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그 외 부작용이라면 과량 섭취 시의 소화 불량 외에는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량 섭취 시의 메슥거림 등은 콜라겐 자체 때문이라기보다, 함께 섭취하는 캐리어 물질(젤라틴, 세라마이드 등 지질 성분) 및 기타 첨가물에 의한 반응으로 생각된다.
콜라겐은 일반적인 가공, 천연식품에도 소량이라도 흔히 함유되어 있다. 그러니 어떤 콜라겐 제품을 먹고 속이 좋지 않았다면, 섭취 당시에 콜라겐 뿐만 아니라 평소 잘 먹지 않던 성분도 들어있었는지 제품의 전성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을 이루는 단백질 중 최대 35%를 차지하는 단백질이 콜라겐이다. 그런데 콜라겐을 포함한 인체의 단백질, 근육량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줄어들게끔 되어 있다. 신체의 기능이 젊을 때와 달리, 점차 쇠진하게 되니 따라오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노년기가 되면 스스로 몸 가죽과 부피를 가볍게 줄여 무(無)로 돌아갈 준비를 하라는 것일까. 사람의 의지는 그칠 줄 모르고 날로 새로워지고 싶어 하건만, 육신은 그만하면 되었다고 한다. 이는 '자연히 그러함'을 거부하지 말고, 조금씩 겸손을 배우라는 삶의 마지막 가르침처럼 느껴진다.
*콜라겐(collagen)의 어원
The name collagen comes from the Greek κόλλα (kólla), meaning "glue", and suffix -γέν, -gen, denoting "producing".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에서 찾을 수 있다. '풀 또는 접착제(glue)' 그리고 '생산됨(producing)'이란 단어에서 왔다고 한다. 콜라겐은 생물체 내에서 생성되며 신체의 각 부위에서 조직 간에 결착력(結着力)을 부여하는 성분이니, 단어 자체에 콜라겐의 역할과 뜻이 잘 담겨 있다.
*실험논문 및 기사
(2) The Role of Vitamins and Supplements on Skin Appearance(Shamloul CT104004220.PDF (mdedge.com)
(3)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먹는 콜라겐, 효과 있는 콜라겐은 따로 있다? https://naver.me/F4rTYbY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