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는 아줌마였구나!

by 오슘

우리들은 '아줌마'라고 하면 떠올리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습니다.

큰 목소리와 넓은 오지랖을 가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전 타고나길 기차 화통의 성량을 가진 사람입니다.


아줌마의 조건 중 기본 조건은 이미 갖고 태어난 사람이란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아줌마'이길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사람이기도 했었습니다.


최근 흉부 X-ray를 찍어야 하는 일이 있어 병원에 갔습니다.


미리 옷을 벗지 않아도 촬영이 가능하게 모든 준비를 다 하고 말이죠.


그런데 촬영을 진행하던 선생님이 갑자기 금속의 물건이 찍힌다며 뭐냐고 묻는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제가 어떻게 했는지 상상이 가시나요?


네~ 상상하신 그대로입니다.


입고 있던 티셔츠를 훅!! 올려서 그 금속의 물건을 찾은 거죠.


속옷이 보이는 것도, 복근이 아닌 그저 복만 가득한 동실동실한 배가 보이는 것도 신경 안 쓰고...


금속의 물건이 보인다고 말했던 선생님의 눈 건강은 안중에도 없이...(참고로 그 선생님은 곱디고운 여성이셨습니다. )


선생님께 칼을 빌려 작은 상표를 제거하고 무사히 촬영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서 쉬는데, 그제야 아차!! 싶더라고요.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하고 온 건가?'


당시에는 그저 얼른 촬영을 끝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서로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끄러움에 쭈뼛거리며 어떻게 할지 당황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훌렁 옷을 들어 올린 저로, 그 어린 선생님은 얼마나 당황했을까요?


아마 '아~ 아줌마들이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지 않았을까요?


'아줌마'가 문제 시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의도치 않게 상대의 '당혹스러움'을 불러온다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끄러움보다는 빠른 해결을 선택한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 부끄러워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는 못한 거죠.


의도하지 않게, 그렇게 저는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옆에서 당황할 어여쁜 이들을 신경 써야겠습니다.


적어도 '아줌마'가 '부끄러움은 너의 몫'으로 남기는 사람은 되지 않게 말이죠.


어느새 아줌마가 되어버린 저를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로 보게 된, 조금은 '다른' 그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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