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by 오슘

2025년이 되면서 아르바이트가 하고 싶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일’이 하고 싶었습니다.

더욱 정확하게는 ‘돈을 버는 일’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3개월 만에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구했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니, 너무 좋았습니다.

힘을 써야 하는 일도 아니고, 밤을 새워서 하는 일도 아니고, 까다롭거나 사람들이 힘들게 하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짧은 시간이라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토요일과 일요일 6시간 근무’라는 너무나 환상적인 조건의 일이 좋았습니다.

주부로,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입장에서 조건에 맞는 일을 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더욱 맘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지지하던 가족들의 현타였습니다.

주양육자가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니 가족들의 주말은 오롯이 양육에 묶여야 했고, 다른 어떤 계획도 세울 수가 없었던 거죠.


네... 그렇게 저의 일은 이틀 천하로 끝이 났습니다.

가족들의 피로 따위 모른 척 그냥 눈 감을 수도 있었지만, 그건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크게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 많이 속상했습니다.


주말에 제가 집에 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큰 아이들은 사춘기라 가족들과 외출하는 것을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고, 늦둥이는 집에서 노나 밖에서 노나 다를 것이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혼자 고집을 피우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좌절, 허탈감, 변화가 없을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늦둥이가 어린이집을 가게 되면 분명히 달라지겠죠.

혼자만의 시간이 생길 테고, 뭔가를 시도할 여유도 생기겠죠.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뭔가를 빼앗긴 듯한 느낌과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은 답답함으로 참 힘겨운 한 달이었습니다.


다시 힘을 얻고 일어서는데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리는 40대의 좌절이었습니다.

지금은 무엇이건 다시 시작해 보자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지만, 문득문득 찾아오는 쓰디쓴 맛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힘을 내서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봄기운에 새로이 자라나는 새잎처럼 조금은 어설프지만 조심스럽게, 그렇게 다시 새로운 힘을 얻어볼까 합니다.


다음에는 좌절 없이 해내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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