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

그녀와 나의 그때 1

by 오슘

엄마는 예뻤다.

적어도 내 눈엔 TV에 나오는 연예인만큼 예뻐 보였다.

그런데 그런 엄마에겐 빛이 없었다.

표정은 언제나 하나였고, 먼저 목소리를 내서 말을 하는 일도 없었다.


엄마와 함께 하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그 시간이 불편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엄마의 표정을 읽기 위해 내 눈은 흔들렸고, 엄마의 말소리를 듣기 위해 쓸데없이 엄마를 부르곤 했다.


엄마가 떠나면, 엄마의 무표정은 나의 표정이 되고, 말없이 입을 닫고 있던 그 모습은 내 속마음을 감추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 키가 커가는 것에 맞춰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은 줄어갔다.


엄마는 왜 오랜만에 만나는 나에게 웃어주지 못했을까?

왜 잘 지냈냐 물어봐주지 않았을까?


그때의 나는 '내 존재가 참 부담스러웠겠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내가 낳아 달라고 했어? 엄마의 그 불행들이 내 탓이야?'라는 원망의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안쓰러운 마음보다는 분노의 마음이 더욱 커져갔다.

그렇게 나는 엄마를 원망하며 살았다.

그런데 속상하게도 원망이 더해질수록 엄마의 빈자리는 더욱 커져갔다.


그때의 우리는... 그저 안타깝다.

아름다웠음에도 빛을 내지 못하고 표정과 말을 잃어갔던 그녀도, 막연한 그리움과 원망으로 매일을 헛헛해하던 나도....


그때의 우리가 서로를 토닥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식 둘을 먼저 보내고, 남편도 없이 혼자서 딸을 책임져야 했던 그녀를...

이유도 모른 채 엄마의 빈자리를 원망과 그리움으로 채워야 했던 나를...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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