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그녀와 나의 그때 2

by 오슘

국민학교 6학년쯤 '그 사람'을 처음 만났다.

당시엔 엄마의 '친구'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그리고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엄마는 그 사람과 결혼을 했다.


처음 엄마가 결혼을 하겠다는 말을 했을 때 나는 반대했었다.

어린아이의 촉이었을까...

그냥 그 사람이 싫었다.

엄마의 친구로는 괜찮았는데, 엄마의 동반자이자 나의 '새아버지'가 되는 것은 썩 내키지 않았다.

할아버지 앞에서, 내 앞에서 뭔가 억지로 행동하는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내가 엄마의 재혼을 끝까지 막지 못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엄마의 웃음'


엄마는 표정이 없었다.

그리고 말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엄마가 그 사람과 있을 때는 말도 하고, 웃기도 했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이건 내가 뺏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오직 그 이유 하나였다.

엄마가 웃는 모습 그 하나...


그렇게 엄마는 그 사람과 재혼을 했고, 나에게는 '아버지'가 생겼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이야기를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도 할 이야기가 생겨서 좋았다.

명절에만 오던 엄마를 가끔 아무 날도 아닌 주말에 볼 수 있어서 신났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 사람은 나를 눈엣가시처럼 거슬려했고, 그런 마음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는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실패'할 결혼 생활이 부담스러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었다.


새롭게 시작한 결혼 생활을 지키고 싶었던 그녀.

자식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배신감에 원망이 더욱 깊어진 나.

시간이 지난 후 왜 모른 척했냐는 나의 말에 엄마는 말했었다.

"태어난 아이들이 '너처럼 힘들게 크면' 안되잖아."


그 말을 그때 들었다면...

그랬으면 우리의 관계는 지금과는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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