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단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 사용하고 나머지 5분은 그 문제를 푸는 데 쓸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은 ‘눈 떠보니 선진국’이란 책에서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해서 선진국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갑자기 웬 선진국 타령? 선진국이 되는 것과 내 삶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눈 떠보니 선진국’이란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나의 ‘질문’은 그랬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제1부 선진국의 조건
- 선진국이 갖춰야 할 요소를 다루고 있다.
제2부 고장 난 한국 사회
- 후진국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제3부 AI의 시대
- 인공지능 시대 우리나라의 IT 관련 정책에 대한 제언들이 담겨있다.
내 눈에 제일 들어왔던 부분은 ‘제1부 선진국의 조건’이었다. 선진국(先進國)을 직역하면 ‘앞서 나아가는 나라’란 뜻이다. 나라‘국’(國) 글자를 사람 ‘인’(人)으로 바꿔서 이 책을 읽어봤다. ‘선진인(先進人)’ 앞서서 나아가는 사람. 나는 ‘선진인’을 ‘리더’라 정의하고 싶다. 선진국이란 결국 앞서서 다른 나라들을 리더해 가는 국가다. 그런 의미에서 ‘선진국 = 선진인 = 리더’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선진국의 조건’은 ‘리더의 조건’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선진국의 조건(리더의 조건)에 대해 아래의 몇 가지 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정의하는 사회.
저자는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정의를 내리는 것’이라 정의한다. 선진국은 정의를 내리고, 후발 추격국은 ‘무엇을’, ‘왜’라는 질문 없이 맹목적으로 ‘어떻게’라는 방법론에만 목을 맨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을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
리더는 핵심에 대한 정의를 내릴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핵심을 찾기 위해서는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라는 질문에 앞서 ‘왜’, ‘무엇을’이라는 질문이 선행돼야 한다. 정리하면 리더는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다. 단순히 외부에서 제시한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자신이 문제를 정의할 줄 아는 사람이 리더다. 리더의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데이터 기반의 사회
저자는 ‘숫자가 말을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 시대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로 평가받는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송부사장은 ‘그냥 하지 말라’고 한다. 관행적으로 ‘그냥’ 해 왔던 것들을 과감히 재정비하라는 조언이다. 무수한 소음 데이터에서 신호의 데이터를 찾으라는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무엇보다 데이터의 취사선택이 중요하다. 아무리 AI를 활용하더라도 쓰레기 데이터를 입력하면 결괏값은 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시대의 리더는 데이터 전문가여야 한다. 널려있는 빅데이터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내 해석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셋째,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저자는 이제 양정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GDP에만 관심을 쏟은 나머지 불평등과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저자가 선진의 지표로 제시하는 것은 ‘중산층의 비율’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리더는 ‘평균의 함정’에 빠져선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데
이터 기반의 사회와도 관련이 있다. 대푯값으로서 평균은 오류를 가지고 있다. 양극단의 있는 데이터는 평균을 통해 전체 데이터의 성격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의 중앙값인 중산층이 중요한 것이다.
또한, 리더는 ‘정량 목표(성과)’와 함께 ‘정성 목표(성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정성적인 것은 측정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정량적인 수치들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성적인 것들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들이 많다. 쉽게 말해 구성원의 기분이 좋아야 회사의 매출도 오를 수 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은 지구 전체에 대전환과 대변혁을 가져왔다. 대변혁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판이 바뀌고 있고, 선진과 후진의 서열이 변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나아갈 길에 대한 제언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런 대변혁의 시대에 개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새 판이 짜이고 있다. 누군가에겐 지금이 위기이고, 또 누군가에게 지금이 기회다. 변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선진국의 조건’을 ‘리더의 조건’으로 바꿔 이 책을 읽어가며 자신이 나아갈 길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