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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울림 Oct 21. 2020

#.9

주간 <임울림>

이 일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집념 하나로 삶을 달려온 적이 있을 것이다. 직업이 주는 낭만적 요소, 특히 기자라는 직군이 가진 지독한 매력이 여태까지의 풍파를 버티게 했다.


취업 후 인턴기간을 마친 3개월 당시 기본급 190에 취재수당 10이 붙었다. 2년 차인 지금은? 기본급 175에 식대며 취재수당이며 자잘한 비용이 기본급을 대신하고 있다. 아마 언론사 전체적으로 봉착한 경영난 때문일 것이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마지막 발악.


아마 소규모 언론의 단점이리라. 전쟁 뒤 망가진 체제를 바로 잡겠다며 나서는 활동가적 정신으로 기자를 한다면 그야말로 사명이겠지만, 기사가 넘쳐나는 시기에 기자라는 타이틀이 주는 메리트가 과연 무엇인지 참 고민스럽다.


어디서나 불쑥 튀어나오는 번아웃. 잦은 야근과 마감기한 때의 스트레스. 몸이 축나고 있다. 가만히 서서 산성의 바람을 맞는다면 결국 녹아버리고 말 것이다. 아니라면 내가 나의 체질을 염기성으로 바꾸는 수밖에.


작은 조직에서 느끼는 시스템의 부재, 허리라인 선배들의 부재. 언론사라는 조직이 꼭 필요한 걸까.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나는  이르게도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걸까. 아니면 더 늦었을지도.


글이야 어디에나 기고할 수 있는 것. 배움이 없다면야 희망을 바라볼 수 없는 현실.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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