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대폭발 성격 대폭발
남편이 회식을 하는 날이면
다음날 남편의 직장에 태워주곤 했다.
전날 만취 사건으로 나는 화가 너무 났기도 했고
술에 취했다곤 해도 내 감정을 무시받는 것 같았다.
짜증이 나서
버스를 타고 가라고 하고 씻으러 들어갔고
남편은 자기 너무해~라며 출근을 했다.
아마도 지각을 했을 것이다.
화가 난 나는 어제 느낀 감정에 대해
남편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그는 본인은 술에 취해 있었고,
고의도 아니었으며,
그녀 역시 좋은 의미로 한 말인데
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그가 나를 뿌리치고
돌아서 간 곳은 그들이 있는 노래방이었다.
남편의 행동을
단지 만취해서 기억을 잃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문제로 생각할 순 없었다.
나는 감정적인 판단만이 가능한 상태였고
나도 몰랐다..
내가 이렇게나 집요하게 하나의 감정에만
몰두할지는.
남편에게 왜 그 자리에 갔는지 물으니,
그녀와 1차에서 3차 노래방까지 가기로
약속을 했기에, 무의식에 간 것 같단다.
12시까지 들어오기로 한 나와의 약속보다
저 날의 약속이 우선이었다.
솔직한 사람이라 꾸밈없는 것이
참 좋았는데 그 꾸밈없음으로
내가 상처받을지는 몰랐다.
퇴근 후 남편은
장난 스래 내 발을 만지며 화를 풀어주려 했지만
나는 그것조차 기분이 나빴다.
기억이 나는 걸 말해 보라 하니
남편은 그날 술집으로 들어오는 나를 보고
자기가 있는 자리에
내가 멋대로 찾아왔다고 생각했단다.
본인이 카톡과 전화로 1시간이 넘게 오라고 했었고
가게 위치까지 묻는 통화를 하곤
5분 뒤에 도착을 했는데..
기억이.. 그랬단다.
내가 스토커인 양 자기가 있는 곳까지
쫓아왔고 그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아있었다고 했다.
남편은 더 이상 그녀의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 달라고
했고 본인이 생각할 땐 그녀는 잘못한 게 전혀 없다고 했다.
술자리에서 무슨 이야길 한 거냐고 물으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그녀와는 학교에서 만났지만
어제의 이야기에 대해선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남편에게 어제의
내 기분을 이해한다는 말이 듣고 싶었다.
그녀의 감정이 아닌
내 감정의 이해가 먼저였어야 했다.
그게 내편이란 증거였고
그 어떤 변명이나 말이 필요 없이
그냥 당연한 것이었다.
남편은 그 상황에 네 편 내 편이 왜 필요하냐고
자기는 그녀의 편을 드는 게 아니란다.
나는 그런 남편에게 화가 풀리지 않아서
짐을 싸서 놔두며 집을 나가라고 하며,
이혼하자는 말을 꺼냈다.
이렇게까지 하는 나를 남편은 이해하지 못하겠으며,
왜 그렇게 감정적이냐고 했다.
술에 취한 자기를 왜 이해하지 못하냔다.
다음날 나는 집을 나가란 나의
감정적인 대처에 미안한 생각이 들어
짐을 풀고 그 행동에 대한 사과를 했지만
아마도 남편은 이혼을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이혼하자는 말에 남편은 처음에는 싫다고 했지만
그런 말을 감정적으로 쉽게 꺼낸
나도 실수인 것은 안다.
하지만 남편 역시 내 실수를 그냥 넘어가진 않았다.
시간이 지난 후 남편이 말하는 이혼의 원인은,,
누구의 잘못이 아닌 서로의 문제.
이혼을 먼저 입에 올린 건 아내였다.
24년 7월 중순에 그 일이 일어난 뒤
8월 초에 미리 예약해 둔 휴가는 함께 다녀왔다.
휴가를 가서도 우린 조금 서먹했지만
나름 잘 놀았고,
돌아오는 면세점에서
그는 휴가 후 회의 때 먹을 과자도
(그녀도 함께 먹어야 하는)
나와 함께 골랐다.
이 일이 있고 몇 개월 후 남편은 집을 나갔다.
나가게 전까지도 그는 그날 그녀의 잘못은 없으며,
업무 후에 둘이 식사를 하고 술도 한 잔 할 수 있는 걸 허락하지 못하는 나를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