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한 번뿐인 출근길

그 날 불행하지 않았다면, 고작 한강의 풍경 따위로 행복했을까

by 으냐니

수업 시간, 교수님의말 한마디가 가슴을 두드렸다.


오늘 저녁, 집에 가는 골목길을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 봐 보세요.
매일 똑같았던 그 길이 조금 달라 보일 겁니다.

어느 날은 너무 지친 채로 지하철에 올라탔다. 우울함이 나를 저 바닥까지 끌어내리고, 현실은 나를 자꾸 바깥으로 잡아 당기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점점 생기를 잃어가던 내게, 그 출근길은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지치고 피곤한 아침 중 하루였다.

그런데 그런 여느 출근길이 인생에 한 번 뿐인 출근길로 바뀌게된 것은 한 순간이었다. 고개를 들었고, 지하철 창 밖으로지나가는 눈부신 한강의 아침을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우울하고, 화가나는 감정들이 거짓말처럼 가라앉았다. 한강 너머로 어렴풋 떠오르는 태양빛,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강물. 연일 나를 괴롭게 하던 모든 불행한일들이, 그 눈부신 찰나의 순간을 위해서 존재한 것만 같게 느껴졌다.

내가 지치거나 불행하지 않았더라면, 만원 지하철 속에서 몸이 낑긴 채 꾸벅꾸벅 졸고 있지않았더라면, 고작 한강의 풍경 따위로 행복을 느꼈을까.


찰나의 행복이 얼마나 허무한 것으로부터 오는가. 단지 고개를 들었을 뿐이다. 매일똑같았던 그 길을 조금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주위에 관심을 가지면 보이지 않던것들이 보인다. 생기 있고 살아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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