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있어서 내가 행복해~
다가가보니 제법 큰 건물입니다. 2층의 커피숍과는 달리 1층은 자재를 취급하는 점포입니다. 참 뜬금없는 조화다 생각하며 2층 커피숍 문을 열었더니 정말 널찍합니다. 드넓은 공간에 의자와 책상이 띄엄띄엄 놓여 있습니다. 빼곡한 테이블로 그득한 여느 찻집과는 사뭇 다른, 말하자면 공간 자체를 시크하게 내버려 둔 것만 같습니다. 유리창 벽 너머에는 커다란 파라솔 두 개가 펼쳐진 테라스가 있습니다. 맘에 듭니다. 가끔은 뜻하지 않은 우연이 이처럼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날도 선선한데다 운치 있는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이면 그저 그만이다 싶은 맘에 냉큼 자리를 잡습니다. 사방은 고요합니다. 다만, 스피커만이 모든 세대가 다 흥겨워하고 무드에 젖을 수 있는 팝과 재즈를 흘려보냅니다. 휘영청 한 달은 구름에 숨었다 나왔다하며 숨바꼭질하기에 바쁩니다. 흐르는 리듬에 제 몸은 알아서 맞추기를 반복하고, 달빛 받은 달뜬 마음은 임 그리며 활짝 피어 맞이하는 꽃이라도 된 기분입니다. 그 사이에 제 시선은 마주한 건물의 벽에 걸린 사진에 멈춘 듯이 꽃힙니다.
‘I am because you are'
어떤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한부족의 아이들에게 게임하기를 제안했답니다. 그는 근처 나무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매달아 놓고 먼저 도착한 사람이 그것을 먹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는 시작을 외쳤구요. 그런데 아이들이 각자 뛰어가지 않고 모두다 손을 잡고 함께 가서는 그 음식을 나누어 먹었답니다. 그 상황이 이상하게 여겨진 인류학자는 혼자서 먼저 뛰어가 1등을 하면 음식을 독차지 할 수 있는데 왜 그러지 않았냐고 아이들에게 물었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우분투(UBUNTU)” 하고 외치며 “다른 사람들이 모두 슬픈데 어떻게 혼자, 한명만이 행복 할 수 있나요?”라고 말했답니다.
‘UBUNTU'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 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전통적 정신이며, 사람들 간의 관계와 헌신에 중점을 둔 철학적 사상으로 평화운동의 뿌리라고 합니다. 고(故)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우분투의 공동체 정신을 근간으로 하여 평화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네가 있어 행복해'라는 말을 합니다. ‘네가 있어서 내가 있어', ‘네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 이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 보다보면, 가슴 가운데가 울렁거리기 시작하면서 점점 목을 타고 올라와 양 귀를 스치고 지나 머리 전체를 감싸고도는 야릇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 뭉클함이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또 다른 증거라는 생각입니다.
독불 장군처럼 사는 사람들도 사실 우리는 하나하나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살고 있습니다. 나의 행동과 나의 말이 다른 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나의 생각과 마음이 그렇게 우리사이를 돌고 돕니다. 그것이 아름다운 the secret이고 우분투(UBUNTU)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네 마음이 곧 내 마음이니 함께 하자는 것입니다. 참 예쁜 마음이고 아름다운 생각입니다.
‘네가 있어서 내가 있다'는 말이 단지 사랑하는 사이에서 만 쓰이는 닭살 돋는 말이 아닌 너의 존재에 대한 최고의 찬사임을 의미하며 거꾸로 나에게 돌아오는 나의 존재에 대한 최고의 찬사임을 알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너'는 ‘너'이지만 '너'에게 '나'또한 '너'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있어서 내가 있습니다(I am because you are).
흘러내리는 바지를 뒤로 한 채, 손을 잡고 걸어가던 벽에 걸린 꼬마들의 모습이 펄럭펄럭 밤바람 타고 파장되어 슬며시 다가옵니다. “Ubunt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