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부터 해보는 게 좋을까요?

by 워크코드랩

직장인 14년 차. 이렇게 일에 매진한 인생을 살 줄은 몰랐습니다. 대학교 시절 가장 미래에 대한 걱정은 단 하나, 출근 시간을 지킬 수 있을까였어요. 비가 오면 비가 오네, 눈이 오면 눈이 오는구나 해서 자체 휴강 고지하고 집에서 뒹굴거리던 대학교 생활이라 더욱 미래 회사생활, 직업, 커리어에 대한 고민, 포부는 없었습니다.

우연히 쉽게 시작한 회사 생활은 대학교 4학년 2학기부터 시작되었어요. 전공이 외국어인데 조금 독특한 언어이다 보니, 여행업과 연계하여 첫 번째 적을 둔 곳이 종로에 여행사였어요. 아무 준비를 안 하고 들어간 건 아니에요. 많이들 모르시겠지만 여행업 관련한 자격증이 있답니다. 보통은 승무원이 되겠다고 다니는 그 학원에 저는 여행 기획자가 되는 것을 꿈꾸며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했어요. 항공권 발권하는 자격증과 여행 기획에 대한 자격을 발급받고 처음 들어간 그 회사에서 전 3개월을 근무했습니다.

여기서 한번 뜨악할만하네요. 돈 들여서 학원 다녔는데 3개월 만에 그만두다니! 그런데 그만둔 이유가 지금 회사에서 제가 갈등하는 이유와 같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어요. 그게 변하지 않는 저란 사람의 기준이더라고요.

그 당시 제가 근무하던 시기의 여행업계는 고객을 모집하는 패키지여행이 한참 성행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소규모, 한 그룹만을 위한 여행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사람이 많이 모여야 이윤이 남는 박리다매의 유형이었어요. 여행사 사이트에서 패키지여행을 예약해 보셨나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날짜가 캘린더에 오픈되는데 당시에는 매일 출항 가능이라는 멘트가 항상 있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날짜가 임박해 오면 고객님들께 전화를 돌려 고객님이 선택하신 날짜에 모집이 덜 되었고, 출발 확정 날짜는 수요일이에요라고 이야기 했어요. 사실 애초부터 그 여행상품은 수요일만 출항이 가능했다는 건 고객님은 모르시죠.

이 부분에서 상황을 납득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때는 ‘거짓말하는 거 같아 싫어’라고 1차원적으로 생각했는데, 전 그때도 지금도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는 게 맞다고 보고, 일하며 맞닿는 여러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껴오고 있습니다. 최근 업무 과정에서 대고객 측면에서 고객 혼선을 주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익을 내는 커머스업에서는 취급액을 올리는 행동이 필수적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고객이 커머스를 경험하는데 ‘어? 방금 이상하지 않았나?’라는 것은 결코 쉽게 간과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보았죠.

바로 이 부분, 실적을 내야 하는 팀에서 이런 목소리를 내니 의사결정권자와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커머스 시장에서는 다양한 관점의 이론이 적용되며 고객 입장에서 더 나은 쇼핑경험이 이뤄지도록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UX 사용자경험에서 이제는 CX 고객경험까지 강조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판매자 측면에서 고객이 구매를 하도록 마케팅, 상품에 치중하는 반면 판매 후 사후 관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리를 덜 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커머스 교환/반품에 관한 클레임의 비율이 지속해서 높아졌고 소비자보호원 등 중재역할을 하는 기관의 목소리도 높아졌죠.

UX는 커머스로 보면 구매자, 상품을 사용한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럼 그 이후에 대두되고 있는 CX란 뭘까요? 고객경험이라고 말하며 그 대상의 그룹에 선을 두지 않습니다. 구매, 상품 사용의 여부와 관계가 없죠.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문제인 걸까 고민이 되는 시간이었는데 제 답은, 저도 맞다입니다. 이다음 스텝을 어느 방향으로 잡는 게 맞는지, 이론만 적용하는 것이 아닌 실제 업무에서도 고객경험을 높일 수 있는 유연한 방법에 대해 찾아봐야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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