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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Jul 24. 2024

[시] 여름 장마

그날은 우리가 헤어진 지 100일이 넘는 시점이었다.

비가 내려

감정조차 씻겨질 즈음에

너를 만났다.


새카만 옷을 두르고

까만 머리칼을 늘어놓은

무기력한 너에게


장맛비가 내렸다

그날은 우리가 이별한 지

100일이 넘는 시점이었다.


언젠가 너를 만나길 소망했는데

그 소망을 이뤄 기쁘다는 감정도 잠시

우산이 없는 이유에 대해 묻고 싶었다.


그날 나는,

끝없는 이별의 끝을 바라보며

우산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여름 장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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