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세드 Sep 01. 2020

뜨거운 여름을 나기 위한 디저트, 복숭아 코블러

내 취향에 딱 맞은 레시피

여름과일인 복숭아를 참 좋아한다. 천도복숭아, 딱딱이, 물렁이, 백도, 황도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개중에 고르라고 한다면 물렁한 백도가 가장 좋다. 편두통 예방약을 매일 먹는 나에게 여름은 나기 힘든 계절이라 끈적이는 여름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여름의 것들 중에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복숭아를 비롯해 여름에만 나오는 과일이다. 자두와 참외 같은. 요새는 하우스 과일이 많아 제철 과일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여름에 나오는 과일은 여름에 먹어야 제맛이라는 은근한 고집이 나에게 있다.


코블러Cobbler는 파이의 한 종류인데, 주로 과일을 가지고 만들며 일반적인 파이가 바삭한 크러스트 부분이 있는 것과 다르게 그런 바삭한 크러스트가 없고 케이크 같은 질감이거나, 혹은 소보루 같은 것이 올라간 파이를 말한다. cobble이란 다른 뜻도 있지만 '어떤 것을 부주의하게 늘어놓다'라는 의미도 있다. 코블러는 그 뜻에서 비롯된 말이다. 코블러는 재료들이 얼기설기 대충 섞여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복숭아 코블러를 소개하지만, 다른 과일들을 가지고도 만들 수 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딱딱한 과일보다 무른 과일로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두 가지 레시피를 참고하였는데 용량은 다르지만 만드는 방법은 거의 같다. 

하나는 유튜브 채널 하다엣홈의 레시피이고, 다른 하나는 유튜브 채널 Preppy Kitchen의 레시피다. 

https://www.youtube.com/watch?v=Q9ctj39d5G0&t=4s

https://preppykitchen.com/peach-cobbler/

들어가는 재료는 같으나 Preppy Kitchen의 레시피에서는 복숭아를 냄비에 설탕과 함께 조금 졸인다는 것만 다르다. 나의 경우, 최대한 설거지 그릇을 줄이기 위해 냄비에 졸이지 않는 하다엣홈의 레시피를 사용한다. 그러나 설탕과 버터, 소금의 양을 입맛에 맞게 약간 조절해서 먹고 있다.


재료: 

-천도복숭아나 적당히 물렁해진 복숭아 2개, 설탕 35g, 소금 1g, 시나몬 가루 조금.

-버터 20g(가염을 사용했다. 무염을 사용할 때에는 소금의 양을 1g 정도 늘리는 것이 좋았다)

-중력분 80g(박력분도 가능하지만 주로 중력분을 사용한다. Preppy Kitchen은 중력분을 사용했다), 베이킹파우더 5g, 소금 1g, 설탕 60g, 우유 120ml, 시나몬 가루 조금(선택)


방법:

1. 먼저 오븐의 온도를 170도로 맞추어 예열한다(오븐 화력이 약하다면 180도도 좋다, 나는 180도로 굽는다).

2. 복숭아를 껍질을 벗겨 작은 큐브 모양으로 썰은 뒤(개인적으로 큰 덩어리보다 작은 큐브 모양이 더 좋았다) 설탕과 소금, 시나몬 가루와 섞어 절여놓는다.

3. 오븐용 용기에 버터 20g을 놓고 오븐에 넣어 녹인다(버터가 갈색이 날 정도로 녹여도 되고, 그냥 녹을 정도로만 녹여도 된다). 

4. 중력분을 비롯한 반죽 재료를 넣고 섞는다(보통 모든 레시피 주인들을 체를 치지만 나는 치지 않았다).

5. 버터가 녹으면 그 위에 반죽을 붓고(섞지 않는다), 반죽 위에 절인 복숭아와 복숭아에서 나온 물을 모두 부은 뒤(마찬가지로 따로 섞지 않는다) 오븐에 넣고 35분 굽는다. 


보통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먹는 것을 권하지만, 나는 단 것 위에 또 단 것을 먹는 것은 너무 부담스러워서 항상 그릭 요거트와 함께 먹는다. 꾸덕한 그릭 요거트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디저트가 된다. 올여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만들어 먹었다. 유튜브를 보고 여러 가지 디저트를 만들어 먹어 봤는데, 여름에 가장 많이 만들어 먹은 레시피가 이 복숭아 코블러였다. 여러 번 시도를 거듭한 끝에 지금은 위에 쓴 것처럼 적당한 당도를 가지게 만든 뒤 요거트와 함께 먹고 있다. 모든 가족들이 만족한 코블러 레시피다. 


디저트로도, 아침으로도 먹는다


올해 여름은 참 습하고 나기가 힘들었다. 지금은 에어컨을 틀지 않고 창문을 열어두면 그대로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날씨가 되었지만, 코로나와 폭우와 태풍으로 참 힘든 여름이었다. 매미들이 악을 쓰며 우는 것도 애처롭게 들릴 때가 있었다. 모든 이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을 끝까지 힘을 내서 이겨내기를 바란다. 불확실한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이 복숭아 코블러의 맛만은 확실하니까, 그것도 작은 위로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합정에서 맛볼 수 있는 내가 사랑하는 카푸치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