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은 없습니다만 Ep1
대학을 그만두고
야생(?)에서 생존하는 것도 어느덧 6년 차네요.
6년 전 이맘때쯤 학교를 그만두기로 결심했어요.
20살 때부터 공교육에서는 배울 게 없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어쩌다 보니 휴학도 2번인가 하면서
3학년 2학기까지 다녔네요.
대학생 때는 도서관/동아리 다닌 다는 생각으로
학과에서 들어라는 필수 과목보다는
제가 듣고 싶은 과목을 듣기도 했고요.
Q1. 3학년 2학기 때, 다닌 게 아깝지 않았나요?
해온 게 아깝다는 생각보다,
기사 자격증을 위한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보내게 될 앞으로의 1년 반이 더 아깝게 느껴졌어요.
Q2. 뚜렷하게 하고자 하는 일이 있었나요?
아니요.
당시에 뭔가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을 해야겠다거나
구체적인 생각이 있던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학교를 벗어나야 된다는 생각만 있었어요.
Q3. 그만뒀을 때 주변 반응/본인의 감정은 어땠어요?
서운한 말들도 많이 들었어요.
그중에는 이 글을 적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학교를 그만두고 맞이하는 설날이었어요.
사촌들에게 학교를 그만뒀다고 알렸을 때
모두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 말을 내뱉던 순간 그냥
이방인이 되어버린 그 느낌..
사촌 누나 중 한 명은 저에게,
그래서 학교 그만두고 뭐 할 거냐고 다그쳤죠.
마치 거실에 앉아있던 저는 사촌들에게
청문회(?)를 당하는 느낌이었답니다.
Q4. '앞으로 뭐 할 거냐?'라는 말에 뭐라고 했나요?
대답을 할 수 없었어요.
계획이 없었거든요. 그냥 학교에서 배울 게 없는데,
뭘 해야겠다는 계획이 없다고 계속
학교에 묶여있는 건 아니다는 판단을 했던 거죠.
저도 워낙 추궁을 당하다 보니까 반감이 들었던지,
"두 콧구멍으로 숨 쉬면서 잘 살겠죠"라는
반항기 섞인 대답을 했던 것 같아요.
Q5. 계획도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닌가요?
물론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좋아하는 일이나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를 먼저 고민하는 방법도 있겠죠.
허나 32살이 된 지금도 똑같은 마음이지만
Q6. 자퇴를 결심하던 그때 했던 생각들이 있나요?
당시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결심에 영향을 준 구절이 있었어요. 정확하지 않지만
제가 이해한 내용을 이랬어요.
선택의 기로에서 불안 혹은 불만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대한 이야기 었어요.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끼게 될 불만
그리고 주어진 취업의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걷게 되면서 겪게 될 불안.
그 질문에 저에게 했을 때
불만은 내가 버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저는 불안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결정을 했죠.
그래서 6년 전 그때 학교를 그만두게 됩니다.
Q7. 그 후, 6년을 살아보니 어때요?
모두가 반대하는 일, 자퇴를 하고
제도권 밖에서 6년을 살아보니
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사업을 4년 정도 했었는데
출근만 한다고 해서 안정적으로 월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수입이 오락가락했었거든요.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으면서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니 사람이 참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더라고요.
사업을 성공시켜야 되니, 일 말고는
머릿속에 다른 것들이 들어올 여유가 없었고,
일을 하지 않는 날도 머릿속은 언제나 바빴어요.
사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들려드릴게요.
Q8. 명절을 앞두고, 학교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쉽지 않은 결정을 하셨어요.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이고 앞으로 계속하실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의 내용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광고를 만드는 박웅현 씨의 '여덟 단어'에서
5가지 선택이 있으면, 각각의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동시에 있다는 거죠.
그리고 한 가지 길을 선택하면
그 길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생이라고요.
저와 여러분은 그 과정을 정답으로 만들 수 있게
나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그 길을 묵묵히 정답으로 만들어 가세요.
사촌이라고 해서, 부모님이라고 해서
결국 저의 인생을 살아주지 못해요.
결국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본인입니다.
모든 이야기를 새겨듣지 않으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