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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얌얌 Jun 17. 2021

미얀마에서의 추억(2)

바간_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고대 사원의 도시

드디어 미얀마 여행의 목적인 바간에 왔다. 워낙 유적지의 규모가 커서 전기 바이크를 빌려서 돌아다녀야 했는데 사원들이 셀 수 없이 많아서 하루에도 다 볼 수 없어서 며칠에 걸쳐서 보러 다녔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숲 속에 있는 사원들 뒤로 떠오르는 태양과 지는 태양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사원들은 단지 옛 시대의 유적이 아니라 지금도 사람들이 찾아가는 살아있는 사원이었다. 이 곳에서는 사원 구경뿐만 아니라 호스텔에서 진행하는 선셋 보트 투어와 뽀빠산 투어를 하면서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몇몇 친구들은 여행을 하면서 또 만나기도 했는데 싱가포르 친구인 힐미와 에디와 일본인 친구 카나는 미얀마 다음으로 간 싱가포르에서 또 만났고 말레이시아 친구인 순강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뉴질랜드 친구인 나이두는 스리랑카 여행에서 또 만날 수 있었다. 장기 여행의 묘미 중에 하나는 이렇게 만났던 친구를 다시 다른 나라에서 만날 수 있고 그 친구의 나라에서 만나면 가이드도 해줘서 편하게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바간에서는 6박 7일을 머물렀고 사원 구경도 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다.


“ 혼자 있는 시간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의 균형”


 난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온전하게 나에게 집중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지금 내 상태가 어떤지, 어떤 고민이 있어서 답답한지, 어떤 것이 행복하게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편이다. 이런 나에게 여행은 자주 이동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정보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가끔 조용히 혼자 있으면서 정리를 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여유가 되면 저렴한 1인실을 이용하면서 몸과 마음을 푹 쉬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을 때는 호스텔을 이용하는 것이 괜찮았는데 여러 명이 같이 한 방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고 투어에 참가하면서 친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먼저 인사를 하면서 다가가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있다고 해도 마음이 닫혀 있는 사람은 그 시간에 같이 있는 것이 아닐 것이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도 힘들다고 생각한다. 난 서로 눈치 보고 뻘쭘하게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면 먼저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고 그 반응을 보고 대화를 할지 말지 결정을 했다. 인사 한 마디만 해봐도 대화를 하고 싶은지 아닌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호스텔에는 여행자들이 많이 머물기 때문에 친구를 만들 기회가 많지만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들기는 꽤 어려웠다. 운이 좋게 바간에서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아직까지 가끔 연락을 하고 있다.


혼자서 지내면 편하기는 하지만 심심하기도 하고 반면에 계속 사람들과 어울리면 나만의 시간이 부족해서 지치기도 하기 때문에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좋은 친구들을 만나다”


바간에서 머문 지도 6일째가 되는 날이고 사원들은 지금까지 여러 번 보러 다녀서 뭘 하면 좋을까 호스텔 공용 공간에 앉아서 생각을 하는데 화이트보드에 투어 프로그램이 쓰여있었고 오늘 투어 중에 뽀빠산에 가는 투어가 있어서 신청을 해서 가게 되었다.


호스텔이 있는 곳에서 거리가 꽤 멀어서 미니밴을 타고 이동을 해야 했고 투어 인원은 나까지 5명으로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뉴질랜드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이동하는 차에서 대화를 하면서 친해졌고 뽀빠산에 도착해서도 같이 이동을 하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즐겁게 구경을 했다. 뽀빠산에 올라가는 계단에는 원숭이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으면서 사람들의 물건을 훔쳐가기도 하는 등 돌발행동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똘똘 뭉쳐서 서로를 지켜주면서 구경을 했다.


뽀빠산을 구경하고 돌아와서 우리는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더욱 친해졌고 각자 흩어져서 사원을 구경하다가 다시 모여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같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피곤한 몸에 활력을 주고 즐거운 대화는 영혼을 충만하게 해 주었다. 마음에 맞고 편한 친구들을 만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는데 이 곳에는 그런 친구들을 많이 만난 것이 참 행운이었다. 이 날 저녁이 우리가 같이 식사를 한 마지막 시간이었고 다음 날 나는 만달레이로 이동을 하면서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날 같이 식사를 한 친구들을 여행을 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머지않아 다시 만나게 되었고 다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여행의 재미이고 다른 나라의 친구들을 만들 수도 있고 그들의 문화와 생각들을 알 수 있고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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