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이 내 인생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증상에는 이렇게 하면 되고,
이 시기에는 이걸 가르치면 좋다고
누가 딱 알려주는 지침서 같은 거.
자폐도, 인생도 그런 매뉴얼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이렇게 당황스럽진 않았을 텐데.
나는 늘 계획대로 움직이며 살아왔다.
그래야 안심이 됐고,
그게 ‘잘 사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근데 인생은, 그리고 건우와의 삶은
그 어떤 디자인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래서 어려웠다. 아니, 지금도 어렵다.
그래서 생각했다.
어차피 정답이 없다면,
이 삶을 건우와 함께 그려나가야겠다고.
건우의 미래를 그리면서,
내 미래도 다시 그려보는 것.
내 인생이 건우의 인생이 되고,
건우의 인생이 내 인생이 되는 것.
우리가 함께 만드는 하나의 지도.
엄마는 언젠가—꼭 10년쯤 뒤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유리온실을 만들 거야.
너랑 꽃도 심고, 토마토도 키우고,
비 오면 그 안에서 우리 둘이 가만히 앉아 있을 거야.
그게 우리가 함께 디자인한 삶의 한 장면이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