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좋아요
출퇴근길에 오가다 보면 현수막이 자주 보인다. 주로 XXX를 반대한다, XXX를 추진하라 등의 상반된 글귀인데 내용은 일관성이 있다. 집값 상승에 방해가 되는 요인은 반대, 집값이 오를 것 같은 내용은 추진하라는 것.
삼성동 코엑스 건너편 한전 부지가 현대자동차에 팔린 후 지속적으로 그곳에 대형에 상업지구가 들어서야 한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그리고 얼마 전에 그 계획이 결정된 모양이다. 북조선스러운 무시무시한 글귀가 쓰여있었는데 아쉽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하튼 아주 격하게 축하한다는 내용이다.
내가 사는 곳은 강남구인데 상업시설이 전혀 부족하지가 않다. 가까운 삼성동에만 해도 코엑스몰과 현대백화점이 있고, 지하철로 몇 정거장만 더 가면 그 유명한 강남역이 있다. 그런데 코엑스 건너에 초대형 상업단지를 또 짓는다고 한다. 게다가 롯데 월드타워에 버금가는 빌딩도 올릴 거라고 한다.
이런 현수막들은 보통 중간 아랫부분에 어느 단체에서 만들었는지가 쓰여있다. 쓰여있는 그 단체만큼은 그런 개발이 가져다주는 이익의 수혜자일 것 같다. 그 현수막을 보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어떨까. 수혜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집값이 오른다는 게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집값은 오른다고 당장 돈이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다른 지역의 집값도 같이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르게 된다면 보통은 더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가려하지 집값이 더 저렴한 지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진짜 부자가 되는 건 집을 여러 채 소유한 부자들 뿐이다.
개발이 궁극적으로 가져다주는 효용이 무엇인지 조금만 차분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