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기 / 임신 26주차
#1
세월호가 침몰한 지 4년이 되었다. 오랜만에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었다. 가방에는 아직도 노란 리본이 두 개 달려있다. 4년이 지났지만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도 않았다. 이 사건이 이대로 잊히면 안 된다고 누군가 말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잊지 않는 것이라고. 그래서 4월 한 달은 아니더라도 4.16에는 검정 넥타이를 한다. 잊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다.
#2
아내가 임신한 지 26주가 되었다. 아직 한참을 더 뱃속에 있어야 하는데 조산의 징후가 있어서 병원을 갔고 36주까지 안정을 취하라는 진단서를 받았다. 아내는 회사에 병가를 냈다. 자궁경부 길이도 조금씩 짧아지고, 배뭉침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어젯밤에는 혹시 몰라서 응급실에 다녀왔다. 초음파와 자궁경부 길이를 검사했는데 다행히 이전보다 경부 길이가 조금 더 길게 측정되었다.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쉰 덕분인 것 같다. 수축 주기도 나쁘지 않아서 입원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응급실을 다녀오니 이미 자정을 넘긴 새벽시간이라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아내와 나는 뜬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서로 피곤한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간단히 아침식사를 먹었다. 엄마/아빠가 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다. 36주까지 잘 버텨주길.
(아내는 30주까지만이라도 버텼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