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자전거를 탔다. 오늘은 추석연휴 직전이라고 단축근무를 해서 오후에는 자유시간이었다. 작년에 자전거를 사서 겨울이 되기 전까지 타다가 날이추워지면서 베란다에 놔둔채 몇 달이 지났었다. 여름이 되니 비도 자주오고 너무 덥고해서 엄두를 못내다가 최근들어 탈만한 날씨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슬 꺼낼 준비를 해두었다. 처음 자전거를 샀을때는 스마트폰에 GPS를 이용해서 경로도 찍어주고 속도도 기록해주는 앱을 이용해 그 기록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거리나 속도가 얼마나 높은 숫자를 찍었는지를 자꾸 신경쓰기도 했다. 얼마전부터 그런 기록이 나에게 크게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을 보며 분석을 하는것도 아니고 기록향상에 신경을 쓰는것도 아닌데 굳이 숫자에 집착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보다는 적당한 속도로 바람을 맞으며 거리의 풍경들을 구경하는게 나에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설렁설렁 자전거를 탔다. 오히려 너무 속도가 나거나 힘들다 싶으면 천천히 달렸다. 점심때 나온지라 조금 타다보니 배가 고파서 지나던 길에 있는 식당에 들러서 비빔밥도 먹었다. 그리고 올림픽 공원으로 가서 한 바퀴를 돌고 그 근처 빵집에 들러 식빵을 샀다. 빵집에서 음료도 한 잔 마시며 좀 쉰 후에 천천히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3시간 정도 걸리더라.
오늘의 경험이 나쁘지 않았기에 아마도 당분간 이런식으로 계속 자전거를 타게 될 것 같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시간이 좀 많이 필요하다는 것. (사실 1시간 정도 더 쉬면서 책도 보고 싶었는데 딸래미 하원시간이 있어서 맞춰서 돌아오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