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채팅창 너머에서
그 시절, 나는 첫사랑과의 갈등 끝에 끝도 없는 방황 속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끝나지 않은 사랑과의 후유증이었다.
마음 한편이 닫혀 버린 채, 얼어붙은 감정을 질질 끌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마음이 엉망이던 어느 밤, 습관처럼 켰던 컴퓨터 화면 너머에, '너'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너는 그렇게 말 걸어왔다.
이름도, 얼굴도,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된 대화.
그땐 이런 인연이 오래갈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잠깐 스쳐 가는, 밤을 채우는 소음 같은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상하게, 너와의 대화는 달랐다.
네 말투엔 어딘가 고요한 외로움 같은 게 있었고,
나는 그걸 본능처럼 알아챘던 것 같다.
"원래는 서울 사는데.."
"지금은 시골이에요. 오빠네 집에 와 있어요."
"몸이 좀 안 좋아서, 잠깐 요양 겸 내려왔어요."
"서울이 너무 그리운데… 여긴 친구도 없고..."
너는 그렇게 말했지.
그리고 나는 그런 너의 말에,
어쩌면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던 거였거나,
나도 이런 친구가 한 명쯤 필요했던 거였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위로하거나 받으려는 건 아니었다.
그냥, 너나 나나 그렇게 지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볍고, 아무렇지 않게..
그러면서 나는 널 자주 웃게 했고,
나는 네 말 하나에 오래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하루, 이틀, 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매일 밤 만나게 되었다.
아무 말도 안 해도 그 채팅창이 켜져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덜 외롭게 느끼던 그런 시간들.
그 시절의 나에게 너는,
감정을 맡기고도 부담 없이 안아볼 수 있는,
아주 낯선 위로 같은 사람이었다.
솔직히, 우리가 나눈 대화를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 시절 내 마음이 널 기억하고 있다는 건 안다.
그건 아주 선명하고,
이상할 만큼 따뜻한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