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가기
오랫동안 ‘공식적인 절친’이었던 친구가 있다.
웃음 코드도, 말투도, 속마음까지 척척 맞던 사이.
그러다 어느 순간,
나의 과오로 우리는 조금씩 멀어졌다.
잘못된 판단과 선택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도 멀어지게 만든다.
결국 우린 멀어져 버렸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몇 번이나 연락을 할까, 망설였다.
하지만 용기란 건 늘 타이밍을 놓치기 마련이라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말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너무 반가운 목소리.
너무 그리웠던 목소리.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 친구를 만나러 갔다.
비록 오랫동안 보지는 못했고,
나의 잘못도 있었고,
사이 어딘가에는
조금의 금이 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것들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는 마치 어제도 함께 웃었던 사람들처럼,
몇 마디 어색한 인사 뒤
금세 웃음을 되찾았다.
그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나를 이미 용서해 준 것 같았다.
나도 굳이 예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저 다시 마주 앉아 있다는 사실이
전부였다.
커피잔에 김이 피어오를 때마다
내 안의 미안함이 조금씩 풀려나갔다.
그리운 표정, 익숙한 말투,
짧은 침묵조차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건 아마,
우리가 정말
좋은 친구였다는 증거일 것이다.
지금 나는
말보다 먼저
마음을 내민다.
서툴지만 진심으로
나는 다시,
그 친구에게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