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너에게 닿기를

Part 8 – 그녀 없는 며칠

by 아우티스

그녀가 없는 며칠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거리,
다름없는 시간,
다름없는 계절.
그런데 어딘가,
하나 빠진 듯한 느낌이었다.

익숙한 밤이 낯설어졌다.

그날도 습관처럼 컴퓨터를 켰다.
채팅창을 열었지만,
텅 빈 화면만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좋아한다던 노래를 틀었다.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며칠 내내,
그 노래만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노래가 들리면,
그녀의 빈자리를 처음으로 느꼈던
그날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녀는 나보다 훨씬 더 감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노래들을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걸까.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지금은 그렇게도
슬프게 다가온다.

'가끔은 말이야,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그냥…
펑펑 눈물이 쏟아져.
너는 아마 모르겠지?
근데 말이야, 지금은 펑펑 울고 싶어서
이 노래를 듣는 건지,
이 노래를 듣고
펑펑 우는 건지…
가끔 헷갈려.'




그녀는 병원에 있다고 했다.
멀지 않은 말이었는데도,
왠지 멀게 느껴졌다.
닿을 수 없는 거리 같았다.

나는 매일,
그녀가 보냈던 메일을
하나하나 다시 읽었다.

> “너는 지금 뭘 할까?
아르바이트하고 있겠지? 히히”
“너는 언제 읽을까?
안 읽을 수도 있겠지??”
“내가 메일 쓴지도 모르니까? 하하”
“전화하고 싶은데,
안 받을 거 같아서 안 해!!!”
“야~ 나 심심해!!! 하하!! 잼있다~”
“나 미쳤나 보다..ㅠㅠ”
“보고 싶다~ 바보야!!”



짧은 안부,
아무 뜻 없는 농담,
귀여운 투정들.

그 모든 사소한 것들 속에
그녀는 분명히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이제야,
그것을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흘렀다.
그녀 없는 날들이
쌓여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내 안에 자리 잡았던 그녀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존재였다는 걸.

보고 싶다는 말을
꾹 눌러 담아두었던 시간들,
그 조심스러움이
이제는 그리움이 되어
나를 흔들었다.

문득,
불안한 생각이 스쳤다.

그녀가 없는 자리가
공허함으로 채워지고 있었고,
그 공허함이 길어지면
익숙해질까 봐—
두려웠다.

하루는 창밖을 보다가,
문득
그녀가 없는 하늘도
심심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내 하루에서 사라진다는 건
그렇게나 조용하고,
그렇게나 큰일이라는 걸
그녀가 없는 며칠 동안
알게 되었다.


나도 너에게 메일을 보냈다.
너처럼,
내가 쓴 지도 모를 너에게.

> “야!! 보고 싶다~! 바보야!!!
농담이다!!
하나도 안 보고 싶다~ 메롱~!!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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