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너에게 닿기를

Part 15 - 말하지 못한 감정들

by 아우티스

언제부터였을까.

너는 가끔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너 요즘 영~ 집중 안 한다? 뭐 하는 중이야?”


그때 너는 두통이 심하다며

좀 어지럽다고, 오늘은 일찍 자겠다고 했고..


“그냥 조금 어지러워. 오늘은 일찍 자자~”

다음 날도 비슷했다.

“오늘 좀 피곤해서… 잘 자~”


그런 말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마 그때까지도 나는 정말 어렸던 것 같다.

‘아프다’는 너의 말이

내 감정보다 더 크게 들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그냥,

“그래, 알겠다. 잘 자라~”

그렇게 퉁명스럽게 답하고는 끝냈다.


그리고 혼자 생각했다.

‘애가 감정이 식은 건가?’

‘얼굴을 못 보니까 멀어진 걸까?’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질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실 나는 너와의 시간이 그저 좋았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었고,

네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 마음이 너무 커서,

네가 아파서 오빠 집에 있다는 것조차 잊고

그저 하나의 상황처럼,

익숙한 일상처럼 넘겨버리고 말았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약을 먹으면 낫는 거라고,

세상 모든 고통이 그렇게 단순한 줄만 알았다.


그 어린 마음으로는

네가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쩌면, 그때의 나는 정말 많이 어렸던 거다.

아니, 어리다는 말조차 아까울 만큼,

무심했다.


혹시나 그때 우리가

작은 고통, 작은 비밀, 작은 마음까지 나눴더라면…


나는 지금보다 조금은 괜찮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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