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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oon Jun 20. 2018

스타트업 디자이너의 이직 준비

스타트업에서 스타트업으로의 이직, 어디서부터 준비해야할까

끝은 곧 시작이듯, 퇴사와 동시에 나는 다음 직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나는 스타트업이 아닌 대기업에 가게 되었지만 준비를 열심히 했어서 그 과정을 공유해본다.


나는 워낙 외향적인 사람이라 여러 커뮤니티, 워크샵, 컨퍼런스 등에서 얕고 넓은 인맥을 쌓아왔는데 이직 준비할 땐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왜 이렇게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할까, 깊게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내 성향이 이런 걸 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고...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싶었는데 그 언젠가가 지금이었다.


1. 가고 싶은 회사 알아보기

주니어 UI 디자이너로써 디자인 팀 크고 사용자 수 많은 서비스로 돈 잘 벌고 있는 회사에 가고 싶은 게 첫번째 조건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평소 선망해왔던 유명 스타트업들을 기웃거렸다. 카카오, 라인, 배달의 민족, 토스, 왓챠, 스포카 ... 이름만 들어도 두근대는 큰! 스타트업들과 강소기업들. 아무튼 기웃거리면서 나같이 짧은 경력을 가진 자도 지원할 수 있는지, 어떤 포지션이 열려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고 경력도 짧아서 신입채용까지도 눈여겨 보고 있었고, 딱히 이거 아니면 안될 정도의 하고 싶은 디자인이 있는 건 아니어서 내가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다면 어디든 좋았다.


매일 관심있는 모든 기업들의 채용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놓고 심심할 때마다 들어가서 UI/UX 주니어가 뜨기를 기다렸고, 원티드 디자인 섹션에 가서 https://www.wanted.co.kr/wdlist/511 에 들어가서 괜찮은 스타트업이 있나 기웃거리기도 했다.

정말 채용은 타이밍과 운이 큰 작용을 한다. 회사가 내가 퇴사한 이 시점에 디자이너를 필요로 해야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거라 나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타이밍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나는 최대한 자주 채용 페이지를 기웃거렸고, 카카오와 라인은 서류를 진짜 수도 없이 써봤던 것 같다ㅋㅋㅋㅋ 객기 부려서 내 경력은 1~2년인데 3~5년차에 지원해보고 서류광탈하고, 면접 갔다가 떨어지고ㅋㅋㅋㅋㅋㅋ 그런 뻘짓을 몇 번 반복해봤다. 그래. 경력은 다른 곳에서 쌓자..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a.k.a. 카카오, 토스 등)의 디자이너 채용은 대부분 3년 이상의 경력직 혹은 진짜 바로 투입되서 바로 성과낼 수 있는 신인을 찾는 것 같다. 응.. 난 아니야...(눈물)


난 어느 정도 내가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명확해서 헤매지 않았지만 가고 싶은 곳이 딱히 없다면 스타트업 경향에 대한 뉴스를 자주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새 어떤 스타트업이 잘 나가는지, 어떤 비지니스가 잘 될 것 같은지 동향을 알아두면 네트워킹 / 면접 / 워크샵 .. 어디든 뭐든 사람 만날 때 도움이 되니까. 요즘은 페북과 브런치에 꽤 좋은 정보들이 많지만 나는 원본 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채용도 무조건 해당 기업의 채용 페이지를 보고, 뉴스 기사도 그렇게 보는 편이다.

쉽고 짧게 스타트업과 IT 동향을 잘 설명해주는 아웃스탠딩 : https://outstanding.kr/

스타트업 / 벤처 소식과 인터뷰 자료 등이 많은 플래텀 : http://platum.kr/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 http://www.venturesquare.net/

좀 더 넓은 주제 다루는 블로터 : http://www.bloter.net/

기술과 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볼 수 있는 뉴스페퍼민트 : http://newspeppermint.com


가고 싶은 분야와 관련있는 이벤트, 컨퍼런스, 세미나 등을 다니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행사 콘텐츠 자체도 좋지만 실무에 있는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나 귓동냥해볼 수도 있고, 대형 행사라면 채용 관련 부스가 어김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기업의 채용담당자와 직접 이야기해보고 팁을 얻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작년에 네이버 콜로퀴움과 디자인 스펙트럼에서 주최하는 세미나 몇 개를 들었는데 네이버 채용 부스가 있었고, 세미나에선 디자인팀 분위기를 추측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들어서 좋았다.




2. 내가 아는 지인이 있는지 알아보기

내가 지원하고 싶은 회사를 발견했다면 이제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할 차례다. 그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내부인이다. 링크드인, 페이스북을 뒤져 그 회사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나 한 번 찾아보자. 한국 사회가 특히 학연, 지연이 심하다지만 이는 어딜가나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후배, 선배라면 뭔가 더 챙겨주고 싶고, 아는 척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 나 같은 경우 함께 컨퍼런스 운영했던 지인 분이 추천서를 써주셨고, 학교 선배님이 회사 면접에 참고할 만한 정보를 주시기도 했고, 지원하려던 회사의 속사정을 듣고 포기한 적도 있었다. 겉보기에 정말 유니콘같은 회사여도 속은 썩어 문드러지고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추측과 과도한 판타지는 금물!


이건 그냥 예시지만 만약에 facebook designer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이 호옥-시나 있나 찾아보자. 일단 내 네트워크랑 겹치는 사람도 있고, 한국인도 있고, 학교 동문도 있다! 역시 6번만 건너면 누구나 아는 사이라는 게 틀린 말이 아니다. 나도 링크드인 메시지로 내가 있었던 기관의 정보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었고, 정중하게 질문한다면 답변 못해줄 것도 없어서 종종 답변해주곤 했다.


세줄요약

링크드인을 통해 알던 지인이 우연히 내가 가고 싶은 그 회사에 이미 다니고 있을 수도 있고..!

건너서 아는 사이라면 연결해달라고 물어볼 수도 있고!

내가 선망하는 회사에 다니는 디자이너는 어떤 커리어 패스를 밟았나 참고해볼 수도 있다.

전혀 지인이 겹치지 않는다면 잡플래닛, 크레딧잡, 블라인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해 평판을 간접적으로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직접 내가 연락해서 그 회사의 지금 상황에 대해 물어보거나 만나서 듣는 게 좋다. 지인이 있다면 해당 회사를 미리 견학해보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3. 지원하기

이것은 영원한 고통.. 디자이너에게 서류쓰기란ㅋㅋㅋㅋㅋㅋ... 포트폴리오 만들다가 새로 작업을 하게 되고, 전혀 다른 작업이 되고, 리뉴얼을 하고 있고..? 작업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편집디자인을 하고 있고ㅋㅋ 빨리 진척되기 어려운 게 서류다. 그래서 나는 보통 기한이 있는 채용에 지원서를 넣기로 하고 그 기한에 맞춰 서류를 작성했다. 데드라인이 있어야 움직이게 되니까. 같은 곳에 지원할 크루를 찾아도 좋긴 한데 보통 포트폴리오는 같이 작업해서 시너지 나기가 쉽지 않고, 디자이너끼리 포트폴리오 보여주면서 피드백하는 게 조심스럽다보니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신규 채용이 아니라면 보통 기본적인 학력, 경력사항 작성하고 포트폴리오, 이력서 첨부하는 게 끝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 이 회사에 왜 지원했는지, 어떤 디자이너인지 자기소개 등을 포함하는 지원서를 요구하는 회사도 있고, 포트폴리오가 있지만 경력기술서를 따로 내라고 하는 회사도 있고, 과제 전형이 있는 회사도 있다. 나는 사실 이직 준비하면서 7개의 회사에 지원했기 때문에 모든 경우의 수를 겪어보았다. 참 피말리는 과정이긴 한데 내가 이 회사에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입증하는 과정은 어딜가든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으려고 꽤나 많은 노력을 했다. 동시에 여러 회사를 준비하는 것이 긴장감을 덜고, 희망고문 덜 받는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서류 광탈해도 다른 회사도 준비하고 있으니까 - 정신승리하기에도 편하더라.


내가 서류 쓰기 전에 했던 것은,

그 회사에 지인이 있다면 그곳의 상황과 문화에 대해 듣기 → 여기서 마음이 떠나서 지원을 안하게된 회사도 있었다. 문화적으로 나에게 맞는지도 꽤나 중요하다.

추천서 받을 수 있으면 받기

그곳에 다니는 사람들은 보통 어떤 커리어패스를 밟았는지 구경하기 : 나와 공통점이 있는지를 보려고 했던 건데, 의외로 면접볼 때 해당 회사에 이미 아는 사람이 많으면 적응을 빨리할 거라 생각하는지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그곳의 주요 서비스 써보고 분석하기 → 이 과정에서 오히려 내가 마음에 안들어서 포기하기도 했다. 그만큼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서비스인지도 중요하다.

그곳에 어울리는 포트폴리오와 경력/수상실적 등을 선별하고

이력서, (경력기술서), 지원서, 포트폴리오 준비하기 (고통의 고통...)

정말 연애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좋아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회사도 나도 서로 마음에 들어야하고, 서로 얻을 게 확실하거나, 반박불가일만큼 좋은 걸 가진 회사여야 하는 것 같다. 애매하게 마음에 들면 안된다.


만약 지원서가 필요한 회사라면 회사에서 현재 필요한 디자이너가 어떤 디자이너인지 파악해보고, 너희가 필요로하는 디자이너가 바로 나다! + 나도 그동안 찾던 회사가 바로 너희야ㅠㅠ 하는 마음으로 쓰면 되는 것 같다. 서류가 지원자의 첫 인상이기 때문에 나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왠만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서류 통과하면 바로 면접이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다. 디자이너는 포트폴리오지 무슨 서류야, 할 수도 있는데 정말 아니다ㅋㅋㅋ 서류는 정말 중요한 것! 다음 글에선 면접 때 자주 물어봤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준비 과정을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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