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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oon Dec 31. 2021

보고, 생각하고, 기록하다

2021년에 쓴 196개의 글

올해는 부지런히 읽고, 생각하고, 기록했던  해였다. 디자이너라는 업의 특성상 스멀스멀 나타나는 유행의 흐름을 느껴야했고, 이미 알던 브랜드 경험도 곱씹으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컨텐츠를 소비할  선택과 집중을 하게   알았는데 오히려 보는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만 했다.


그래서 현재의 나를 설레게 만드는 주제에 더 집중했고, 왜 내가 그렇게 열광했는지 파헤쳤다. 내가 느낀 막연한 좋음은 글로 정리하면서 구체적인 논리로 바뀌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쓴 글들을 돌아보면서 2021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려 한다.



1. 브런치에 쓴 10개의 글

브런치는 내가 글을 쓰는 본진이다. 2017년부터 진지하게 쓰기 시작했으니 벌써 5년째다. 구독자도 야금야금 늘어서 3,000명이 조금 넘었다. 그런데 2020년에 내가 고작 3 밖에 안 썼더라. 일에 집중하느라 바빴던 이다. 하지만 올해엔 좀 더 나에게 집중하는 해였기에  글을 포함해 10개를 쓸 수 있었다. 실제 내 북마크들에서 시작한 시리즈 <디자이너의 즐겨찾기>에도 어느덧 꽤 많은 이 쌓였다. 번역글 1, 개인적인  2개까지 알차게 채웠다.

독자들의 호응을 많이 이끌어낸 글은 원래 모든 디자이너는 제너럴리스트였다 링크

스페셜리스트에 대한 선망이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우물만  전문가 말입니다. 이것저것관심 가지게 될수록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같은 죄책감을 느꼈는데요,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말고도 많을  같아 번역해봤습니다.

이렇게 시작했던 글인데 같은 생각을  사람이 실제로 많았던  같다. 스페셜리스트를 선망하지만 제너럴리스트로 살고 있는 수많은 디자이너 분들이 공감하며 공유해주셨다.



내가 가장 즐겁게  글은 21세기 상형문자, 이모지 링크 이다. 토스에서 토스 이모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미 이모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모두가 이해할  있는 언어이며 문자라는 것에 무궁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글을 브런치에 썼기 때문에 한국문화원협회의 <우리문화> 사보에서 기고 제안이 왔다. 덕분에 12월호에도 이모지에 대한 글을 발행했다. 생각보다 브런치를 보고 연락 실 때가 많아 브런치는 두고두고 내 글쓰기의 본진이 될 것 같다.




2. 디지털 인사이트에 발행된 7개의 글

브런치에 작성한 글은 대부분 디지털 인사이트 웹사이트와 종이 잡지로 발행된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했으니 인사이터 활동도 벌써 1년 반이 되었다. 브런치 글을 옮긴 것이지만 처음으로 브런치 바깥에서 글을 쓴 곳이다. 이곳에선 전문 에디터 분들이 내가 쓴 글을 더 보기 좋게 윤문해주신다. 디지털 인사이트에 먼저 게재하고 브런치에 옮길 때도 있다. 여태까지 12개의 기사를 냈고, 올해엔 7개를 냈다.


디지털 인사이트에서 매달 잡지를 보내주시는데, 언제나 그렇듯 화면 위에 쓰여진 글을 지면에서   연히 느낌이 달라진다. 이번에 감사하게도 상패를 전달해주셨는데, 내년에는   분발해서 나만   있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디지털 인사이트에 가장 최근에 옮겼던 글 링크를 남겨본다. 브런치에 쓴 글과 내용은 같지만 좀 더 정리된 형태로 볼 수 있다.




3. 아웃스탠딩에 발행된 6개의 글

아웃스탠딩은 유료 멤버십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발행된 적이 없는 주제로 글을 써야한다. 한 달에 한 번씩 기고 하고 있다. 보통 주제 선정 - 초안 공유 - 피드백 - 최종본 공유의 프로세스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정에 신경을 써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종종 놓쳤다..) 아웃스탠딩은 디자인에 문외한인 독자도 많기 때문에 글을 친절하게 풀어서 써야한다.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차근차근 설명하고, 글의 요점이 무엇인지 글의 말미에 다시 한 번 짚어줘야하는 공식(?)도 있기 때문에 브런치 만큼 마음 편하게 쓰진 못했다. 유료 구독자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더 긴장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계속 기고 했던 이유는, 아웃스탠딩에서 시의성 있는 주제 혹은 좀 더 흥미로운 주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내가 막연하게 좋아하는 주제 보다 사람들이 많이 읽을 법한 주제를 선별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조건 쉽게 써야하기 때문에 멋부린 글보다는 독자친화적인 글을 쓰는 훈련을 하기도 했다. 아웃스탠딩에 쓴 글은 (지금은 서비스 종료된) 리디셀렉트에도 동시에 게재되어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수차례의 훈련 끝에 다섯번째로 썼던 글 루이비통은 왜 게임을 만들까?는 리디셀렉트 인기글 1위, 아웃스탠딩인기 포스팅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에 루이비통 200주년 브랜드 캠페인에 강렬하게 꽂혀 시작했지만 리서치가 정말 많이 필요했던 글이다. 루이비통 게임 <루이 더 게임>을 완결까지 깨고 쓰고 싶어서 더 오래걸리기도 했다ㅋㅋㅋ


사실 명품 브랜드나 게임, NFT 빠삭하게 아는 편이 아니어서 루이비통 기사를 쓰는   힘들었다. 게임에서 찾는 서비스 디자인의 미래 링크  애플 아케이드를 구독한  왠만한 게임을  해본 후에 작성했는데, 평소에 게임을 안하다보니 게임을 하는 것도, 게임에 대해 쓰는 것도 어려웠다.


  아웃스탠딩 글을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쓰기 위해 택한 방법은 무조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대상, 빠삭하게 알고 싶은 소재에 대해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쓴게 캐시앱 브랜딩과 애플 이벤트 영상를 분석하는 글이었다. 내가 오랫동안 알고 있던 소재다 보니 정말 넘치는 애정을 담아 쾌속으로   있었다. 과정이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아웃스탠딩에 기고하면서 지치지 않고 글을 쓰는 방법, 내가  빠져서    있는 소재를 찾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됐다.




4. Every Brand 페이지에 쓴 171개의 글

Every Brand는 평소에 보고 듣는 것을 가볍고 빠르게 기록하기 위해 만든 채널이다. 굳이 페이스북이었던 이유는 인스타그램 본문에 링크를 쓸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과정은 브런치 글로 남긴 적이 있다. 실제로 쉽고 빠르게 기록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171개의 글을 쓰게 되어 성공적인 프로젝트.


많이 올릴   달에 40개를  적도 있고 적게 올리더라도  달에 네다섯개는 꾸준히 올렸다. 지금은 제대로 나의 습관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구독자가  800 정도 되었다.


가장 인기 있었던 글은 애플 이벤트와 블록, 아케인 그리고 나이키의 메타버스 소식이다. 글감이 생각나면 노션에 기록해두는데, 기록만 해두고 발행하지 못한 글들이  많다. 시의성 있는 글만 쓰다보면  분기만 지나도  열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그런 아쉬움을 Every Brand 페이지로 조금씩 해소하고 있다.


또다른 장점은 Every Brand에서 반응이 좋은 소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기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아케인 게시물의 경우 반응이 좋았어서 아웃스탠딩에 아케인 분석 글을 발행하기도 했다. 정보성 글만 공유하다보니 딱히 댓글이나 좋아요는 없지만 도달 수와 공유 수가 늘어나는 걸 보고 판단한다.


내년에도 Every Brand에 영감의 실마리들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미 구독하고 계신 분들 감사합니다!

https://www.facebook.com/everythingaboutbrand




5. 토스피드에 쓴 2개의 글

마지막으로 직장에서도 글을 2개 써서 공유한다. 토스 안엔 콘텐츠 매니저 분들이 있어서 내가 초안을 작성하면 매니저 분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구성해주신다.


첫번째 글은 그동안 토스에서 제작한 홈페이지에 대해 담았다. 작년엔 본업 외에 '길드'를 결성해서 홈페이지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열과 성을 다했어서 더욱 애착이 가는 글이다. (지금은 홈페이지만 전담하시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채용했을 정도로 토스는 홈페이지에 진심이다.)


두번째 글에선 토스에서 사용하는 본문용 서체 '토스 프로덕트 산스'에 대해 다뤘다. 토스 디자인 컨퍼런스 Simplicity21에서 간략하게 다룬 적이 있는데 그 때 말하지 못한 세세한 기술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돌아보니 한 해 동안 방대한 양을 기록했다. 내 생각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전문 작가들이 쓰는 글에 비하면 엉성한 글이라 써놓고도 부끄러워서 숨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쓰는 이유는 쓰면 쓸수록 나의 생각이 아주 날카롭게 벼려져 명확한 주관이 되고, 뜨거운 의욕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디자인에 크게 감탄하고, 그저 감탄에서 끝내지 않기 위해 쓴다. 그래서 2022년에도 부지런히 기록할 예정이다.




한 해 동안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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